“술 그만, 집에 가자”는 학부모 모임 지인 소화기로 내리쳐 살해

  • 뉴스1
  • 입력 2024년 11월 20일 16시 32분


40대 여성, 2심도 징역 17년 유지

창원지법 전경. ⓒ News1
창원지법 전경. ⓒ News1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 그만 놀고 집에 가자는 지인을 소화기로 무참히 때려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여)의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16일 오후 10시45분쯤 경남 김해시 한 노래방에서 지인 B 씨(30대·여)를 소화기와 마이크로 여러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B 씨는 2018년 자녀의 어린이집 학부모 모임을 통해 알게 된 후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나 술을 마시며 친분을 쌓아왔다.

A 씨는 사건 당일에도 B 씨와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이동해 술자리를 이어가던 중 더 놀다 가자는 자신의 요구에 B 씨가 “집에 가자”며 거부했다는 이유로 다투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B 씨의 사체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감정서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사이인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사람을 잔인하게 때려죽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무자비하고 잔혹한 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범행 당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쓰러졌는데도 소화기와 마이크로 내려친 점은 자기 행위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고, 당심에서 의뢰한 감정에 따르면 A 씨는 당시 급격한 음주로 인해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는 피해자를 순간 격분해 살해한 것으로 심신 장애 상태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창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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