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자영업자를 상대로 ‘가게를 망하게 해주겠다’고 하는 등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대구 중구 공무원 ‘치킨집 갑질’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 1명이 송치됐다.
22일 경찰과 중구 등에 따르면 치킨집 가게 바닥에 맥주를 일부러 쏟은 뒤 가게 주인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혐의(협박)로 중구청 소속 공무원 A 씨(40)가 최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A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게 주인에게 “망하게 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이런 발언이 협박으로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앞서 지난 6월 중구는 갑질 논란에 대해 자체 감사에 착수하고 경위서를 바탕으로 A 씨를 비롯한 공무원 2명을 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다만 경찰 조사에서 1명은 협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무혐의 처분됐다.
중구는 사법기관의 법적 판단이 나오면 A 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처분 등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13일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직원 없이 아내와 작은 치킨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업주는 “며칠 전 홀 마감 직전에 이미 술을 마신 손님들이 들어오셨다”며 “30분만 먹고 가겠다고 하기에 경기도 어려우니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에 손님을 받았는데, 이렇게 큰 화근이 될 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당시 40~50대로 보이는 남성 4명이 치킨과 술을 주문했다. 음식을 내간 뒤 업주 아내는 테이블 바닥에 맥주가 흥건한 모습을 보게 됐다.
당시 CCTV 화면을 보면, 통로 쪽 테이블에 앉은 남성 한 명이 두 차례에 걸쳐 술을 바닥에 고의로 버렸다.
이를 본 업주의 아내가 “물을 흘리셨나요?”라고 물었고, 손님 한 명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행동을 취했다고 한다. 다른 손님들은 대수롭지 않게 행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CCTV 화면을 보면, 업주 아내가 키친타월로 테이블 쪽 맥주가 가득한 곳을 닦았다. 손님들이 계산하고 나간 후 한 명이 다시 들어와 업주 아내에게 따지듯이 말을 건넸다.
업주는 “처음에 손님 한 명이 다시 들어와서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했고, 그러는 와중에 다른 손님들도 다시 들어와서는 아내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삿대질했다”고 주장했다.
업주에 따르면 손님들은 “내가 돈 주고 사 먹는데. (우리가) 바닥에 오줌을 쌌냐?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냐?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부자 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특히 손님 중 한 명은 “나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장사 바로 망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들이 근무하는 대구 중구청은 구청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갑질 논란에 연루된 4명 중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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