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본회의서 박물관 건립 촉구… 작년 타당성 용역서 경제성 합격점
우리나라 최초 국어사전 편찬 주도
조선어학회 핵심 인물 배출한 의령
“한글 가치 체계적으로 보존할 것”
경남 의령군이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의령군은 일제강점기 최초 국어사전인 ‘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주도한 조선어학회 핵심 인물들의 출생지다.
의령군은 오태완 군수가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갑)과 중앙부처를 찾아 박물관 건립을 위한 국비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고 25일 밝혔다.
오 군수가 박물관 건립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전 의원이 이에 공감하면서 의령군은 내년도 건립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국비 예산 반영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2022년 국회 학술발표회에서 여야 할 것 없이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정부 의지가 분명해 보이는 만큼 타당성을 검증하고 학계 등 전문가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사업 방향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오 군수에게 힘을 실었다.
군은 의령읍 일대 연면적 5300m², 지상 2층 규모로 국내 유일 사전박물관이자 언어박물관으로 건립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는 아직 언어사전과 관련한 정보 및 자료를 집대성한 국립기관이 없다. ‘한국어 사전’ 관련 상설 전시는 물론이고 한국어 자료 보존과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군의 목표다.
지난해 박물관 건립 사업 기초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에서는 비용 대비 편익으로 산출하는 경제성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립에는 국비 250억 원과 군비 50억 원(부지보상비) 등 300억 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은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발전시킨 학자들을 많이 배출한 곳이란 점을 적극 내세우며 건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의령군은 일제강점기 최초 국어사전인 ‘조선말 큰사전’ 편찬과 조선어학회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고루 이극로, 남저 이우식, 한뫼 안호상 선생의 출생지다. 광복 이후에도 우리말 보전과 우리말 표기법 정립의 ‘모태’가 된 곳이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말모이’에서 전국에 있는 말을 모아 우리말사전 편찬을 진두지휘한 류정환의 모델이 된 인물이 이극로 선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단순 전시 형태의 박물관을 넘어서 언어문화에 대한 특화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고대와 현대를 망라한 한국어 자료를 모두 모아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박물관에서 역사와 지리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연구소까지 세울 구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령군의회도 25일 열린 제289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박물관 건립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의회는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이 의령군에 들어설 경우 경남미래교육원과 연계해 학생들이 한국어와 방언의 중요성을 직접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적 가치가 클 것”이라며 “박물관 건립으로 한국어와 한글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지역 균형 발전과 문화관광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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