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 진수식
누리-가람 2척 내달 한강 인도… 마곡∼잠실 총 7개 구간 운항
편도 3000원, 199명 탑승 가능… 접근성-사업성 논란은 지속
한강 물길 따라 서울 동서를 오가는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의 실물이 처음 공개됐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안전 테스트를 모두 마치고 내년 3월부터 마곡∼잠실 구간에서 한강버스를 운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해안에서 한강버스 ‘누리’와 ‘가람’ 등 2척에 대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진수식은 배를 만들고 처음 물에 띄우며 안전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한강버스는 서울시가 새로 운영하는 수상 대중교통으로 마곡부터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까지 총 7개 선착장을 지난다.
● 투명 유리창으로 풍광 만끽 가능
이날 공개된 한강버스는 두 개 선체를 합친 쌍동선 모양으로 속도감은 높이면서도 물살의 영향은 줄이는 구조다. 선체 높이는 잠수교를 통과할 수 있도록 낮게 만들었다. 외부는 흰색 바탕에 선미로 갈수록 파란색이 짙어지는 그러데이션 디자인이었다. 서울시는 한강의 일출과 석양의 빛에 청량한 물결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은 가로세로 약 1m 크기로 투명해 창밖을 쉽게 볼 수 있는 구조였다. 머리 위로도 직사각형 모양 유리창이 있어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내부 좌석은 인조가죽 재질로 상단은 살구색, 하단은 파란색이었다. 여객기 이코노미석처럼 좌석이 2∼3개씩 붙어 있었다. 좌석 뒤편에는 접이식 플라스틱 선반이 달려 있어 음료나 노트북, 책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객실 중앙부에는 식음료를 판매하기 위한 테이블과 수납 공간도 마련됐다.
선박은 승조원 5석과 휠체어 4석을 포함해 총 199명이 탈 수 있다. 운행 전 갑판에 서면 주변 풍광을 살필 수도 있다. 다만 전부 좌석제로 정원을 넘기면 더는 탑승할 수 없다. 남녀, 장애인 화장실은 배 뒤편에, 자전거 거치대는 배 앞뒤로 4개씩 있었다. 구명튜브와 구명조끼 등 구명장비도 갖췄다.
● 출퇴근 교통난 해결할까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출퇴근 시민 수요를 분산해 교통 불편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강버스 마곡∼잠실 상하행선은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평일 하루 68회 운항할 예정이다. 마곡∼여의도∼잠실 급행 노선을 타면 출발지부터 종점까지 54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요금은 3000원이며, 기후동행카드(월 6만5000원)로 무제한 이용하고자 한다면 월 3000원을 추가해야 한다.
그러나 출퇴근 교통 문제를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강 선착장까지 도보나 버스로 이동하는 데까지 10분 이상 걸리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다. 사업성도 미지수다. 2017년 서울연구원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르면 비용편익비율(B/C)은 0.42에 그쳤다. 해당 비율이 1을 넘겨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야당 시의원들은 접근성과 사업성에 문제가 있다며 한강버스 사업을 비판해 왔다. 또한 한강버스를 만든 업체가 선박 건조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한강버스를 반대한다는 뜻으로 이날 진수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날 공개한 선박 2척에 대해 사천 인근 바다에서 해상 시험과 시범 운전 등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친다. 선박은 이르면 다음 달 한강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시는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 선박 등 추가 선박 4척도 건조 이후 순차적으로 한강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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