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나 못믿어?” SNS로 접근해 투자 유도… 120억 가로챈 일당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6일 17시 13분


가짜 SNS 프로필.(부산경찰청 제공)
가짜 SNS 프로필.(부산경찰청 제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접근해 연인처럼 친밀감을 쌓고 투자를 유도해 80여 명에게 120억 원을 가로챈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범죄단체가입·활동 등의 혐의로 20명을 검거해 한국인 총책 20대 A 씨 등 12명을 구속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 등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SNS를 이용해 이성에게 호감을 산 뒤 돈을 뜯어내는 사기인 ‘로맨스 스캠’으로 84명에게 122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라오스에서 자금을 세탁했다.

대화 내용.(부산경찰청 제공)
대화 내용.(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한국계 외국인 여성인 것처럼 SNS에 가짜 프로필을 게시하고 피해자에게 접근해 1주일 이상 채팅을 주고받았다. 피해자들을 “오빠”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쌓은 뒤 가상자산과 금 선물 거래 등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어 허위 투자 사이트에 가입시킨 뒤 피해자들이 수익금 인출을 요구하면 ‘수수료와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후 돈이 입금되면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남성이었고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한 40대 남성 회사원은 20억 원을 뜯겼다. 경찰 관계자는 “SNS로 투자나 특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한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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