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미식-야간관광 콘텐츠 성과
1∼9월 외국인 관광객 215만 명… 홍보 효과로 작년보다 71% 증가
‘야간관광’ 프로그램 신설돼 인기
작년 2월 문 연 부산워케이션센터… 999개 기업 8747명 방문해 체험
서울에 사는 직장인 문동현 씨(38)는 올해 다섯 번이나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돼지국밥 마니아라는 문 씨는 “밀면과 어묵처럼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 너무 좋다”며 “야경 사진을 찍는 게 취미인데 부산 황령산 야경이 무척 황홀했다”고 전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양모 씨(48·여)는 올 7월 부산에서 ‘워케이션’을 처음 경험했다. 밀린 일을 처리하며 여름 휴가를 보냈다는 그는 “부산역 인근 워케이션거점센터(아스티호텔 24층)를 이용했는데 탁 트인 전망과 독립적인 업무 공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며 “겨울 휴가도 부산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관광 콘텐츠에 힘입어 과거 여름 피서철에 집중되던 부산의 관광 수요가 사계절 내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사계절 관광도시’… 외국인 관광객 300만 돌파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1∼9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15만46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5만8000여 명) 대비 71.2% 증가했다. 국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58.7%)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9월 부산의 외국인 관광객 수(202만 명)도 앞질렀다. 김동훈 부산시 관광정책과장은 “대만, 중국 등 중화권 관광객 수가 크게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가 8월(190만 명)에 이미 지난해 전체(182만 명) 수치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사상 첫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달 9일 열린 부산불꽃축제 때 외국인 전용 유료 좌석 5000석이 금세 매진될 만큼 관광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계절 내내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와 미식, 야경 등 신선한 관광 콘텐츠, 할인 혜택 가득한 외국인 전용 관광카드 ‘비짓부산패스’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세계 곳곳에 부산을 적극 홍보한 것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금껏 부산에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해는 2016년(296만6000여 명)으로 300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부산의 관광 콘텐츠는 지난해 문화관광체육부의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된 뒤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수영강 디너 크루즈, 용두산공원 야간 플리마켓, 나이트 마켓, 아기상어 밤 놀이터, 나이트 미션투어 등이 신설돼 인기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부산워케이션 프로그램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시는 동구 아스티호텔 24층에 부산워케이션거점센터를 두고 영도구 2곳과 중구 1곳에 위성센터를 운영 중이다. 거점센터에서는 업무 공간 제공은 물론이고 창업 등 다양한 강연과 참가자 교류 행사, 명상 등 힐링 프로그램이 수시로 제공된다. 센터와 연계한 숙소를 이용할 경우 하루 5만 원의 숙박료와 3만 원까지 쓸 수 있는 관광 쿠폰도 준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144명이던 워케이션 참가자는 8월 807명으로 급증하는 등 지금까지 999개 기업에서 총 8747명이 부산에서 워케이션을 경험했다. 거점센터의 문경륜 매니저는 “많은 분들이 쾌적한 시설과 편리한 교통을 매력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 ‘3대 킬러 콘텐츠’로 강원·경북도민 유치 전략
부산시는 다음 달 부전∼강릉 ITX와 부전∼청량리 KTX의 개통을 앞두고 강원·경북도민을 겨냥한 관광객 유치 전략을 마련했다. 부전∼강릉 ITX-마음 개통으로 소요 시간이 3시간 50분으로, 부전∼청량리 KTX-이음 개통으로 소요 시간이 2시간 50분으로 단축돼 강원, 경북 지역과 부산 간 당일 관광이 가능해진다.
시는 도심·미식·야간관광을 ‘3대 킬러 콘텐츠’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부산시티투어버스로 마린시티 동백섬 광안리 감천문화마을 송도해상케이블카 아르떼뮤지엄 등 관광 명소를 연결한다. 미쉐린가이드 지역 맛집 홍보와 함께 다이닝 시리즈와 같은 미식관광 콘텐츠도 개발한다. ‘별바다부산’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더베이101’ 등 부산만의 하이엔드 야간관광 콘텐츠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부산행 탑승권과 부산관광 패키지 상품을 코레일 및 지역 여행사를 통해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내년 10월 열릴 부산 전국체육대회와 연계한 스포츠 특수목적관광(SIT) 입장권도 할인할 예정이다. 부산, 울산, 경남 중심으로 운영 중인 SIC 투어 상품(여행사·호텔·버스업계 공동 상품)은 동해안권으로 확대해 해외 관광객 비중이 높은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 관광객 등을 집중 겨냥한다.
여기에 2026년부터 열차와 시티투어를 연계한 당일 및 1박 2일 투어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부산, 울산, 경북, 강원 등 동해안권 공동 브랜드를 구축하고, 주변 관광지를 연계한 콘텐츠를 발굴해 통합 마케팅도 추진한다. 신규 역사 전광판과 온라인 플랫폼, 수도권의 부산관광 팝업스토어를 통해 홍보도 강화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그동안 접근성이 떨어졌던 동해안권과 중부 내륙지역에 부산의 차별화된 매력을 알리고, 신규 콘텐츠를 적극 발굴해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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