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폭설 원인, 절리저기압·더운 바다
‘해기차’ 커지고 기압골이 눈구름대 강화
28일까지 눈·비 이어져…최대 25㎝ 적설
27일 서울에 16.5㎝에 달하는 눈이 쌓여 1907년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월 적설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례적 폭설의 원인으로는 절리저기압과 더운 바다가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일최심 적설(하루 중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 적설)은 오전 7시의 7시의 16.5㎝다. 기존 서울의 11월 일최심 적설 기록은 1972년 11월28일의 12.4㎝였는데, 이보다 약 4㎝ 가량이 더 쌓인 것이다.
서울기상관측소 외 구별 일최심 적설을 보면 오전 7시 기준 성북구와 강북구에 각각 20.6㎝, 20.4㎝의 눈이 쌓였다.
그 외에도 ▲서대문구 17.2㎝ ▲도봉구 16.4㎝ ▲은평구 16.0㎝ ▲마포구 14.1㎝ ▲관악구 12.2㎝ ▲동대문구 12.0㎝ ▲노원구 11.4㎝ 등에 10㎝가 넘는 적설량이 기록됐다.
이처럼 11월에 많은 눈이 내린 원인으로는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절리저기압, 그리고 유독 더웠던 여름의 여파로 예년보다 따뜻한 바다가 꼽힌다.
절리저기압은 대기 상층의 빠른 바람이 제트기류가 일부 분리되며 형성되는 저기압으로, 북극의 찬 공기를 머금고 있어 매우 차고 대기 불안정을 야기한다.
동시에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며 해기차(대기와 바닷물 간 온도 차)에 의해 눈구름대가 만들어진다.
사상 최악의 더위로 꼽힌 지난 여름의 여파로 현재 서해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2도가량 높은 14~16도다.
25도 안팎의 높은 해기차로 인해 강한 눈구름대가 발생할 조건이 갖춰진 동시에 높은 수온으로 풍부한 수증기를 공급받아 눈의 양이 더욱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정체하는 절리저기압으로 인해 백령도 부근에 기압골이 형성됐고, 이 기압골이 눈구름대를 더 발달시키며 서해상의 눈구름대를 수도권으로 끌고 들어와 눈이 내린 것이다.
이 영향으로 28일까지 최대 25㎝ 이상의 눈(또는 비)이 내리겠다. 특히 중부지방과 전북동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1~3㎝(일부 지역 5㎝ 내외)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다만 눈이 계속 내리는 것은 아니고, 눈구름대의 유입에 맞춰 내리기와 그치기를 반복하겠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오는 28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산지 5~20㎝ ▲인천·경기 남부,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 5~15㎝(많은 곳 경기 남부 25㎝이상) ▲충남 북부, 충북, 경북 북동 산지 5~10㎝(많은 곳 충북 중·북부 15㎝ 이상) ▲서울·경기 북부, 서해 5도, 강원 북부 내륙·산지, 전북 동부 3~8㎝(많은 곳 10㎝ 이상) ▲대전·세종·충남 남부, 경북 북부 내륙, 경북 남서 내륙, 경남 서부 내륙 2~7㎝ ▲전남 동부 내륙, 울릉도·독도 1~5㎝ ▲강원 동해안 1~3㎝ 이상 ▲전북 서부 1㎝ 내외 ▲대구·경북 중남부 내륙 1㎝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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