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아동에 상담 서비스… 마음 치유 도와

[나눔, 다시 희망으로] 굿네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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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상담 ‘몽글몽글’서비스를 진행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평소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할 수 있었어요. 불안함을 느낄 때가 있었는데 엄마에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고 엄마랑 같이 ‘괜찮아, 잘될 거야’라고 하니까 정말 괜찮아지더라고요.”

‘몽글몽글’ 상담 서비스에 참여한 이지현 아동(가명, 9세)이 밝힌 소감이다. 아동은 나의 정서를 인식하는 알아차림과 신체에 어떻게 체현되는지 자각해 표현해 보는 과정을 친모와 함께 참여했다. 몽글몽글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지난 2022년 학대 피해 아동에게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아동 중심의 강점 관점을 기반으로 안전, 관계 치유, 정서 치유 등의 주제로 아동 참여를 이끄는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몽글몽글에 참여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효과성 평가에서 아동의 마음건강과 행복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피해 아동 가정에는 몽글몽글과 같은 아동의 상담과 학대 후유증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한 양육 기술 프로그램 ‘배우는 부모, 자라는 아이’를 진행해 아동의 연령별 발달 특성에 맞는 양육 방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학대 피해 아동 가정이 갖는 복합적인 문제를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의 기능 회복과 아동 학대 재발 예방을 돕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의 ‘2023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아동 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5739건이며 전체 학대 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85.9%로 전년 대비 3.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학대 대부분은 부모에 의해서 발생하며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82.9%에 달한다. 또한 원가정에서 보호되는 아동의 비율이 90.2%로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아동 학대는 대부분 부모에 의해서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가정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공공성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굿네이버스는 1996년 아동학대예방센터를 운영해 국내 최초 민간 차원의 아동 학대 개입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시작으로 국가 차원의 아동보호 체계 발전과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관련 연구와 증거 기반 실천 전문 서비스 개발을 꾸준히 해왔다. 2016년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 서비스 모형 개발, 2022년 양육기술 프로그램 개편, 아동 대상 상담 서비스 몽글몽글 개발, 2023년 가족재결합 서비스 개편이 대표적이다. 이를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개최된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전문기관 사례관리 성과공유회’ 사진.

이러한 노력의 과정을 점검하고 성과를 공유하고자 지난 13일 ‘굿네이버스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그간 대상자에게 진행했던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 서비스가 실제적인 영향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동과 대상자는 서비스를 제공받은 이후 안전과 웰빙, 마음건강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돼 서비스의 효과성이 입증됐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2023년 10월 아동 학대 조사 공공화를 완료하고 사례 관리 전담 기관으로 기능을 전환해 심층 사례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심층 사례 관리기관의 역할과 아동보호 체계의 방향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각계 전문가는 한국의 아동보호 체계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심층 사례 관리 기관으로서의 아동보호전문기관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사업 활성화, 아동 학대 대응 인력의 전문성 강화 등이 필요함을 촉구했다.

박정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아동보호 체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동 학대의 특수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위해서는 실천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굿네이버스가 한국형 아동보호 서비스 모형을 개발하며 아동보호 체계를 선도한 만큼 앞으로도 직접 실천 서비스와 대상자 변화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강화하며 아동보호 체계 발전에 힘쓰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