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가 있는 해미 씨는 굿윌스토어에서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 직원이다. 해미 씨의 담당 업무는 시민의 전화 문의를 응대하고 기증품 방문 수거 예약을 잡거나 기증품 내역을 전산에 입력하는 사무 보조다. 가끔은 어렵게 느껴지는 문의에 전화기 너머 시민에게 쓴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업무를 해낸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며 직장 생활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해미 씨는 굿윌스토어에서 일하며 중증의 정신질환이 경증으로 좋아졌다고 한다.
해미 씨가 일하는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는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쓰지 않는 물건이나 새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가게다. 장애인들은 월급을 받으며 자립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갈 곳 없는 장애 청년 위해 굿윌스토어 시작
1993년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인 밀알학교를 개교한 밀알복지재단은 첫해 졸업식에서 부모들이 기쁨이 아닌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봤다. 성인이 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학교 졸업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모들은 절망하고 있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장애 청년의 직업 재활 필요성을 절감해 굿윌스토어를 시작했다.
2011년 1호점(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개점 시 장애 직원 30여 명으로 시작한 굿윌스토어는 현재 전국 35개 지점, 장애인 직원만 450여 명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굿윌스토어는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통해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장애인 고용 및 직업 재활 모델임을 증명하고 있다.
굿윌스토어의 장애인 직원들은 기증받은 물건을 분류하고 손질하는 작업을 하며 월급을 받는다.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근무 환경을 조성해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가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힌다. 10년 넘게 장기근속한 장애인 직원도 다수다. 지난해 진행된 굿윌스토어 밀알도봉점 10주년 기념식에서는 장애 직원 24명이 10년 장기근속패를 받기도 했다.
굿윌스토어는 이 같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7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전국 100개로 확대, 1500명 장애인 고용 목표
밀알복지재단은 2030년까지 굿윌스토어를 전국 100개까지 확대해 1500여 명의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품 기증이다. 시민이나 기업에서 기증해주는 물품 없이는 굿윌스토어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 직원이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물품이 필요하다. 이에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는 전국에서 상시 물품 기증 후원을 받고 있다.
굿윌스토어에 기증할 수 있는 물품은 다양하다. 의류, 잡화, 생활용품, 도서, 소형 가전제품 등 재사용 가능한 물품이면 무엇이든 기증할 수 있다. 가까운 굿윌스토어 기증센터나 기증함을 통해 물품을 기증할 수 있으며 3박스 이상 기증 시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방문 수거가, 1박스 이상 기증 시 택배를 통한 택배 수거가 가능하다. 기증자들은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기증 물품의 판매 가치를 환산한 금액만큼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된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는 “현재와 같은 굿윌스토어의 성장은 ‘장애인에게 자선이 아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는 굿윌스토어의 가치에 공감해 주신 선한 개인과 기업들의 물품 기증 덕분”이라며 “굿윌스토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대해 더 많은 발달장애인이 정당한 월급을 받으며 행복하게 일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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