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폭설 후 영하권 추위 곳곳 빙판길
고령층 ‘고관절골절’ 치명적 낙상 예방을
횡단보도·경사진 도보·턱있는 곳 등 주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후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면서 얼어붙은 빙판길 낙상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령층은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잘 발생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28일 기상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은 서울 기상관측 117년 사상 11월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날로 기록됐다. 이날 오전까지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최대 30㎝가 넘는 폭설이 예보된 데다 내린 눈이 한파로 얼어붙으면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층은 낙상으로 골절을 입으면 회복까지 장시간이 걸리고 회복 되더라도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예방이 중요하다. 고령층은 가벼운 낙상에도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대퇴골(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압박골절 등에 노출될 수 있다. 노인이 낙상으로 골절을 입으면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신체적·정신적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고 의료비용 같은 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2년 내 사망률은 24.3%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을 방치하게 되면 2년 내 사망률이 70%에 달한다. 골절에서 회복돼도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외출을 기피하고 집에만 있게 돼 일상생활이 위축될 수 있다. 불안이나 우울증이 나타나 삶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
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다“면서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삶의 질이 심각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낙상 사고를 겪었다면 당황해서 급히 일어나려 하지 말고 다친 곳은 없는지 먼저 살펴본다. 가벼운 통증이라면 당황하지 말고 통증 부위를 조심하면서 천천히 일어나 빙판길을 벗어난다. 통증이 심한 경우 119에 연락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의 경우 일단 낙상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유의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데다 달리는 차량에서 나오는 열기로 녹아내린 눈이 얇게 얼어 넘어지기 쉬워서다. 경사진 도보, 보도 블럭이 튀어나온 불규칙한 지면 도로 등도 미끄러지기 쉬워 우회해 이용한다. 지하철 역이나 지하 상가 출입구 부근은 길바닥이 미끄럽고 턱이 있는 곳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또 춥다고 양손을 옷 주머니에 넣고 걸으면 균형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걷는다. 발굽은 낮은 것으로 신고 밑창이 너무 닳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햇볕이 드는 쪽으로 걷는 것이 좋고,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줄이고 무릎을 살짝 굽혀 천천히 걸어야 안전하다. 보폭을 넓히게 되면 만큼 몸이 위 아래로 더 크게 움직이게 되고, 전체 체중이 왔다 갔다 하는 진폭이 커지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더 커져서다.
특히 눈 내리는 길을 걸을 땐 무게 중심을 앞쪽에 두고 가능한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붙이는 느낌으로 걷는다. 눈이 많이 내린 걸을 걸을 땐 발을 지면에 수직으로 내려 놓듯 걸어야 한다. 고혈압·당뇨병 약이나 신경안정제, 감기약, 수면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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