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잘하나 보자”…일부러 불 지른 경북도의원들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1월 28일 13시 56분


경북도의원들이 불을 지핀 현장(소방공무원노조 제공)2024.11.27/뉴스1
경북도의원들이 불을 지핀 현장(소방공무원노조 제공)2024.11.27/뉴스1
경북도의원들이 소방 출동 태세를 점검하겠다며 고의로 논에 불을 지르고 소방에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소방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40분경 경북 상주시 한 논두렁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자는 “상주시 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앞에 연기가 났다. 건물은 아니고 건물 길 건너서 연기가 난다. 논두렁”이라고 말했다.

약 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2대의 소방 펌프차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현장에서는 지푸라기 더미가 타고 있었다. 진화는 약 10초 만에 완료됐다.

신고자는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의원들은 “신속하게 출동해서 진압을 잘했다”고 소방대원들을 칭찬하며 악수를 나눴다. 이어 “(이 내용을) 서장님한테 말씀해 달라”고 당부하고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떠났다.

소방공무원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주철 ‘소방 공무원 노조 경북 위원장’은 “도의원들의 갑질이고 권한 남용”이라며 “정기 훈련, 불시 출동 훈련까지 따로 있는데 무슨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상주소방서에서 행정사무 감사를 마치고 구미소방서로 이동하던 중 이런 점검을 기획했다”며 “행정사무 감사 기간 도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엽 건설소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논두렁이 굉장히 축축해서 연기만 나고 화염이 제대로 붙지도 않았다“며 “경북소방 출동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늦고 그중에서 상주가 또 최하라서 점검했다”고 해명했다.

박순범 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은 “최근 경북 영양에서 소방차 물 분사가 되지 않아 주민의 집이 전소된 일이 있었다”며 “분사 여부 점검 차원에서 빈 논에 모닥불처럼 불 한 줌을 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검 과정에 불편한 점이 있었으면 앞으로는 보완해서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북도의원#불#화재#소방 점검#소방 출동#소방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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