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를 바꾼 뒤 모르는 여성에게서 매일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있다는 2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메시지를 보낸 여성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였다.
2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대폰 바꿨는데 한 여자가 계속 카톡 보냄”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최근 스레드에 올라온 사연이다.
사연을 올린 A 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 전에 정체 모를 카톡을 받았다고 한다.
카톡에는 “아들,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 “날이 추워졌단다. 다시 너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해”,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되어주렴”, “오늘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 먹는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A 씨는 매번 아무 답변도 않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지난 26일 “사랑해 아들. 오늘도 하늘에서 지켜봐다오”라는 메시지를 받은 후에야 A 씨는 답장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네 어머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말고 마음아파하지 마세요. 최고의 엄마였어요. 저도 사랑해요 엄마”라고 답장을 남겼다.
A 씨는 “아들을 먼저 보내신 어머님 카톡이었다. 계속 지켜만 보기에도 불편한 상황이고 마음 한켠으로 힘드셨을 거라 생각해서 조심스레 답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 후 약 40분 뒤 메시지를 보낸 여성 B 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B 씨는 “너무 놀라서 넋 놓고 보고만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다”며 “아들이 너무 그리운데 앞으로도 카톡을 보내도 되냐”고 물었다.
A 씨는 흔쾌히 응했고 여성은 “괜찮으면 시간내서 밥이라도 먹으면 좋겠다. 보답이라도 하고 싶다. 덕분에 가족들이 한참을 울다 웃었다”고 말했다.
이후 A 씨는 지난 27일 B 씨 부부를 만나 아들의 납골당을 함께 다녀온 뒤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어머님이 아버님과 같이 오셔서 만나자마자 안아주셨다”며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전화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일치해서 매번 저한테 카톡을 보내셨던 것 같다. 아드님은 두 달 전 사고로 돌아가셨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아드님이랑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시며 많이 웃고 우시더라”며 “택시비 5만원을 건네주시는 걸 거절했지만 ‘종종 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받았다. ‘먼길 와줘서 고맙다’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5분간 서로 부둥켜안고 운 것 같다. 이런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 아버님이 생겼다”고 후기를 남겼다.
A 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참 좋은 일 하셨다”, “따뜻한 이야기에 눈물이 난다”, “복받으시길”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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