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 새로운 시대 열리나”…증상 진행 27% 늦춘다는 ‘이 약’ 한국 상륙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1월 30일 18시 47분


ⓒ뉴시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제가 처음으로 국내에 출시돼, 치매 치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기업 한국에자이는 최근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국내에 출시했다.

그간 치매 치료에는 특효약 없이 증상 완화제가 널리 쓰여왔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매 신약들은 10여년간 임상시험 실패를 반복하다가 겨우 레켐비의 전신인 ‘아두헬름’이 2021년 미국 FDA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마저 효능·안전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결국 레켐비가 새로운 치료제로 등장했다. 레켐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완전한 승인을 받은 최초의 항체 치료제다. 원인 물질을 제거해 알츠하이머병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3상 임상(Clarity AD) 연구 결과, 레켐비는 투여 18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을 0.45점 감소시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키며 질병의 진행 경로를 바꾸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임상을 완료한 환자 95%가 참여한 공개연장연구(OLE) 결과에서는 3년 치료 시의 CDR-SB 점수가, 추정되는 알츠하이머병의 자연 저하 대비 0.95점 줄었다.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이점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참여 환자 중 타우(tau) 단백질 수치가 낮은 환자군에서는 레켐비 3년 치료 시 59%(41명 중 24명)가 질병이 개선되거나 유지됐다.

51%에선 CDR-SB 점수가 개선됐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타우 수치가 낮다는 것은 보다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임을 뜻한다.

그러나 정기적인 영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 약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ARIA는 뇌 영상에서 보이는 비정상 소견으로 뇌부종이나 뇌 삼출 또는 혈철소 침착을 뜻한다.

정맥주사 버전이 먼저 나왔지만, 향후 레켐비의 자가투여 주사제 버전이 나온다면 약 투여의 편의성은 훨씬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에자이는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 주사제 주1회 유지요법에 대한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승인될 경우 환자들은 가정에서도 레켐비 투여할 수 있다.

한국에자이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와 가족의 부담과 미충족 의료 요구가 큰 질환으로 그동안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제가 전무한 영역이었으나, 레켐비 등장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츠하이머#레켐비#알츠하이머병 진행 지연#알츠하이머 치료제#치매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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