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이태석기념병원, 화마 딛고 진료 일부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일 16시 44분


이태석기념병원의 임시 진료소로 사용되는 건물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모습. 사진 출처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페이스북
이태석기념병원의 임시 진료소로 사용되는 건물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모습. 사진 출처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페이스북

올 9월 화재로 운영이 중단됐던 남수단 이태석기념병원이 두 달 만에 진료를 일부 재개했다. 현재는 급하게 마련한 임시 진료소에서 응급환자와 만성질환자 등만 제한적으로 진료를 보고 있다. 정상 복구는 내년 중 이뤄질 전망이다.

1일 사단법인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에 따르면 남수단 톤즈에 있는 이태석기념병원은 지난달 11일 인근 빈 건물을 활용해 임시 진료소를 개소하고 환자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병원은 앞서 9월 화재로 병실 2개가 소실됐고 의약품이 전부 불에 탔다. 또 태양열 발전 설비가 손상돼 전기 공급마저 끊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화재 원인은 전기 배선의 합선으로 추정되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임시 진료소 개설에 필요한 전기 설비와 의약품 구비 등 관련 비용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올 9월 화재로 불탄 이태석기념병원 내부. 사진 출처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웹사이트

이태석기념병원은 2014년 이탈리아 살레시오 수도회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병원으로 매일 약 200명이 찾는 톤즈의 주요 의료기관이다. 2020년부터는 수단어린이장학회가 병원의 인건비와 운영비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2007년 출범한 비영리 사담법인으로 톤즈를 중심으로 남수단 내 청소년 교육과 의료사업을 지원하는 단체다.

이 신부는 1987년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뒤 천주교 사제가 돼 2001년 내전 중인 남수단의 시골 마을 톤즈로 향했다. 이곳에 병원과 학교 등을 짓고 의료 선교 활동을 벌이다가 2010년 대장암 투병 중 48세에 선종했다.

이 신부의 권유로 의사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 온 제자 토머스 타반 아콧 씨(39)와 존 마옌 루벤 씨(37)는 올 2월 한국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친 후 남수단에 돌아갈 예정이다.
#남수단#이태석기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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