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확산하고 있다.
2일 인하대 교수 등 교직원 274명은 ‘이제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때’라는 제목의 시국선언에서 “윤 대통령과 배우자는 불법 정치개입과 권력 농단에 대해 사과하고,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들 다수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가족 비리와 채상병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월권행위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고 있다”며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쌓아 올린 한반도 평화의 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급속히 붕괴했다”고도 했다.
이어 “개인의 일차원적인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최고 지도자의 언행을 보며, 이제 국민들은 대통령 이전에 한 개인의 인격까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국가의 존립 근간인 헌법과 민주주의 질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이 처한 위기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인하대 시국선언에는 교직원 202명이 기명으로, 72명은 무기명으로 참여했다.
고려대생 265명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고려대학교 265인 대학생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니다. 윤석열 퇴진 고려대학교 대학생 265인 시국선언’이란 제목의 대자보에서 “더 이상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 법은 약자에게 유난히 가혹하고 강자는 빗겨나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생들의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며 “연구개발(R&D)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학생들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언급하며 “거리 한복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곳에 국가는 없었다”며 “나라를 지키러 떠난 우리의 친구가 목숨을 잃었으나 국가는 이를 덮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국민대학교 민주동문회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시국선언에서 “윤석열이 무능과 독선의 길을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한다면, 우리 국민대 동문들은 윤석열을 거꾸러뜨릴 큰 바위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동문회는 특히 김 여사를 겨냥해 “김건희를 소위 여사 자리에 올려놓은 건 김건희의 박사논문이었다”며 “많은 이들이 ‘국민대 졸업생은 학교에서 최소한의 연구윤리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니 우리 회사에서 채용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국민대의 연구윤리는 김건희에 의해 땅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해방 후 최초의 민족 사학이라는 자긍심으로 지금까지 지켜온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이자 모든 국민대 구성원들의 양심과 지성이 짓밟혔다”고 덧붙였다.
강원대 민주동문회는 2일 강원대 춘천캠퍼스 미래광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17%까지 추락해 더 이상 국정을 맡길 수 없다.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범죄혐의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를 덮기에 급급하다”고 개탄했다.
동문회는 “권력자와 그 가족만을 보호하는 불공정한 현실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윤 정권은 공정과 상식을 외쳤지만, 실체는 부정부패와 독선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국회는 탄핵 절차에 돌입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교육대 교수들은 이날 교내에 붙인 대자보에서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윤 대통령이 저지른 참혹하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실정을 목도해 왔다”며 “우리는 예비 초등교사에게 옳은 것만을 가르치기로 다짐했던 초심을 되돌아보며 윤 대통령의 무도함과 폭정에 더 이상 눈을 감지도 귀를 막지도 입을 닫지도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이태원의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살려달라고 외쳤던 시민들의 부르짖음을 잊을 수 없다”며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채 상관의 과욕에 사로잡힌 명령을 좇아 성난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앳된 병사의 얼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밝혔다.
단국대 천안교정 민주동문회 역시 이날 시국선언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했던 ‘공정과 상식’의 세상을 기대하며 기회와 시간을 주었음에도 외교 참사, 국정 농단 및 사유화, 한반도 전쟁 고조, 민생 파탄 등 나열하기 힘든 국정을 펼치며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을 시험하지 마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자신 없으면 국민이 부여한 그 권좌에서 내려와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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