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수공은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 용수를 공급하는 내용의 협약을 산업계와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협약에는 △단계별 용수공급 계획 수립 △하수재 이용 등 수원 확보 △기관별 사업비 분담 △기타 물 산업 진흥 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면적이 여의도(290만 ㎡)의 7배가 넘는 2102만 ㎡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로 반도체 생산과 연구 등에만 하루 107만2000t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충분한 용수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소양강과 충주댐에서 확보할 수 있는 여유량(하루 38만8000t) 외에 어디서 추가로 물을 끌어올 수 있을지를 두고 논의를 거듭했다. 또 국가 산단과 일반 산단으로 나뉜 클러스터의 효율적 용수 공급·관리를 위한 관로 복선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범정부 합동 추진지원단을 구성해 지원방안 수립에 나섰고, 수공은 환경부와 함께 용수 공급을 위한 실질적 해법을 마련했다. 올해 9월 ‘산업단지 지원에 관한 운영지침’ 개정을 통해 국가 산단과 일반 산단 모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용수공급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통합용수공급 사업 추진에 따라 절감된 비용만 약 3300억 원에 달한다.
또 수공은 통합용수공급 시설을 가급적 복선 관로로 구축할 방침이다. 관로 누수 사고 등 비상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용수공급사업 총사업비 중 약 67%에 해당하는 1조4800억여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관계 기관과 협의해 발전용수(하루 45만4000t)와 하수재이용수(하루 23만 t)를 활용하기로 하면서 필요한 수원을 대부분 확보했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세계 각국이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물 공급은 반도체 산업의 기초 체력과 같다. 국가 전략산업의 미래가 걸린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원팀’을 이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