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제 삶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
제26회 가천효행대상 ‘다문화효부상’ 대상을 받은 김민서 씨(45)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이주한 뒤 14년째 혼자서 움직이기 어려운 시어머니를 돌보는 현대판 ‘심청이’다.
2010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김 씨는 치매를 앓던 시아버지가 3년 전 돌아가실 때까지 밥을 챙겨드리는 등 정성으로 봉양했다. 지금은 나이가 많은 시어머니와 지적장애가 있는 딸을 보살피고 있다.
그는 8년째 마늘 공장에서 일하면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출근 전 항상 시어머니를 위한 간식을 준비해 두는 김 씨는 “공장에 출근해서도 집에 혼자 계실 시어머니 생각에 늘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3일 가천문화재단은 김 씨의 효심과 희생을 높이 평가해 다문화효부상 대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상금 1000만 원, 종합건강검진권, 가천대길병원 평생 입원진료비 감액 혜택을 받게 됐다. 그는 “우리 가족 모두가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천문화재단은 11~24세 학생에게 수여하는 ‘가천효행상’ 대상으로는 부산전자공고 3학년 장희수 군(18)과 인천 신명여고 1학년 최송희 양(16)을 선정했다.
장 군은 간암 수술 후 재발한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기꺼이 기증했다. 그는 어린 동생들의 공부를 봐주며, 학교에서는 소외된 친구들을 도왔다.
최 양은 등교하기 전 새벽마다 어린 동생들을 챙기고 병원에 입원 중인 할머니를 살피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족을 도왔다. 방과 후에는 할머니에게 반찬을 가져다 주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등 정성껏 간호했다.
효 문화를 보존·전파하는 데 앞장선 기관에 수여하는 ‘효행교육상’ 대상은 인천시 남동구 구립지역아동센터가 받았다. 다문화가정의 정착과 자립을 도운 단체에 주는 ‘다문화도우미상’ 대상은 진도행복나눔봉사협회가 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대상 수상자는 1000만 원, 본상 수상자는 500만 원, 특별상 수상자는 300만 원을 각각 받는다. 가천효행상과 다문화효부상 수상자에게는 10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과 가천대길병원의 평생 입원진료비 감액 혜택이 제공된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의 원작 배경으로 알려진 인천 백령도에 심청동상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올해까지 총 330명의 효녀와 효부를 발굴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도 효를 중시하는 문화를 지키고 장려하기 위해 가천효행대상 시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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