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대리 베팅을 유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 공간 개설 등 혐의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A 씨(40대) 등 4명을 구속 송치하고, 딜러 등 3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2022년부터 2년여간 동남아 지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바카라와 포커 등의 도박에 원격 참여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도박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딜러를 통해 대리 베팅하도록 하는 ‘간접 베팅’ 구조로 도박판을 운영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도박 참여자들이 베팅 금액 등을 결정해 유튜브 채팅창에 입력하면 영상 속 딜러가 대신 베팅하는 식이었다.
범행 기간 도박 액수는 3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이들 일당은 유튜브 채널 20여 개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당은 온라인 상담, 환전 업무, 재무 관리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계좌를 지급정지 요청하고, 범죄수익금 4억8000여 만 원을 추징보전 신청했다. 아직 검거하지 못한 인원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진영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온라인 도박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정신적·신체적 발달을 저해하고 중독될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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