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학교 인문학백일장 성료
만학도 강미경 씨-유학생 사사가세 씨
각각 장원으로 뽑혀 배움 열정 전파
“나의 젊은 날을 지금 돌이켜보면 무겁게 내려진 현실의 벽 앞에 소리 없이 순종하며 살아냈었다.”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3학년 강미경 씨(45)가 자신의 인생을 성찰하며 쓴 글의 첫 문장이다. 그는 최근 이 대학의 도서관이 개최한 인문학 백일장에서 ‘늦깎이 대학생의 꿈’이라는 제목의 글로 당당히 장원에 뽑혔다. 강 씨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만학도가 된 사연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 미래를 진솔하게 표현해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다.
강 씨는 글의 마지막 문장에서 “오롯이 가져보지 못했던 그 꿈을 꾸게 해준 영진에서 삶의 의미를 더하고 진정한 나를 찾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적지 않은 시간 안에서 배움에 마음을 솟아내고 비로소 세상에 도움이 되는 한 사람으로 또 영혼으로 살아가겠다”고 적었다.
일본인 유학생인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1학년 사사가세 고코 씨(25)는 외국인 부문 장원을 차지했다. ‘불안을 넘어 도전을 결심하고 행동했던 순간들’ 제하의 글에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어를 공부해 유학길에 오른 과거 시간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사람은 뭔가를 해보자고 도전할 순간이 가장 빛난다. 불안한 마음이 있어도 해보는 것이, 작은 일이라도 또는 너무 커서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일이라도,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순간 사람은 빛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올해 제10회를 맞은 영진인문학백일장은 지난달 22일 정보관 세미나실에서 ‘청춘 기록’을 주제로 열렸다. 재학생 70명과 외국인 유학생 17명 등 총 87명이 참가했다. 3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강 씨와 사사가세 씨가 각각 장원을, 간호학과 백지현 씨(24), 키르기스스탄 출신 컴퓨터정보계열 3학년 아이조바 오디나 씨(20)가 차상을 받았다. 또 차하는 컴퓨터정보계열 3학년 김경훈 씨(23), 일본 출신 콘텐츠디자인과 1학년 스즈키 슈우 씨(18)가 수상했다. 영진전문대는 이들을 포함한 17명에게 상금 400여만 원과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날 독서의 달을 맞아 열린 문화행사 시상도 함께 열렸다. 9월 한 달간 진행된 독서의 달 행사에는 ‘책맹 탈출 클럽’, ‘베스트 리포트 공모전’, ‘북 BTI’, ‘북 피크닉’, ‘테마 도서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재학생 1457명이 참여해 독서와 인문학을 주제로 개성 넘치는 글솜씨를 뽐냈다.
영진인문학백일장은 2014년 첫 개최 이후 매년 이어졌다. 대학 측은 재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국제사회에 대응하는 힘을 길렀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막연한 교양이 아니라 기업이 요구하는 인문학적 사고력과 소통, 배려 공감 능력을 높여주는 대학 고유의 전통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2016년부터는 외국인 유학생 부문을 신설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한글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한류(K) 백일장’으로 확대됐다. 백일장에는 그동안 약 2000명의 재학생이 참여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인성을 키우는 기회를 만들었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10년간 이어온 백일장은 단순한 글쓰기 대회를 넘어 학생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융합과 다양성의 시대 흐름에 따라 학생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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