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겨울 관광] 화천에서 겨울 제대로 즐기기
내달 11일 산천어축제 개막
21일부터 선등거리 조명 수놓고, 얼음조각광장엔 미끄럼틀 등장
국가대표 겨울 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가 내년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을 포함한 화천읍 전역에서 23일 동안 열린다. 개막에 앞서 21일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선등(仙燈)거리 점등식과 실내 얼음조각광장 개장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어서 축제 분위기는 벌써 달아올랐다. 잊지 못할 겨울의 추억을 선사할 산천어축제의 주요 콘텐츠를 소개한다.
화천의 밤을 밝힐 수만 개의 산천어등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겨울 축제다. 화천은 인구(2만3000여 명)보다 군인이 많은 전형적인 군사도시로 토지, 군사, 산림, 상수원 등의 중복 규제를 갖고 있고 전체 면적의 90%가량이 산과 하천인 초미니 지자체다. 그러나 2003년 산천어축제가 시작된 이후 매년 초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산천어 도시로 탈바꿈했다.
2025년 산천어축제의 개막에 앞서 이달 21일 축제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선등거리 점등식이 열린다. 형형색색의 산천어등 수만 개와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화천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다.
선등거리 점등식에 맞춰 실내 얼음조각광장도 문을 연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중국 하얼빈 빙설문화발전유한공사 기술자 30여 명이 화천읍 서화산 다목적광장에서 망치와 정으로 거대한 얼음조각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총면적 1700㎡의 실내 얼음조각광장 조성에는 8500여 개의 얼음조각이 사용된다. 얼음조각 1개의 무게만 135㎏에 달한다. 기술자들은 얼음조각을 다듬고 잘라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다.
올해는 싱가포르의 술탄 모스크, 인도의 황금사원, 요르단의 페트라, 대한민국의 거북선을 비롯해 대형 태극기, 아이스호텔 등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아이들을 위한 인기 캐릭터 조각과 대형 미끄럼틀도 제작된다.
얼음낚시할까, 맨손잡기할까
화천 산천어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산천어 얼음낚시다. 축제 기간 동안 100만 마리 이상의 산천어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보면 갑자기 짜릿한 손맛이 전해진다. 산천어 얼음낚시는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고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현장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낮에 산천어와 만나는 데 실패했다면 밤낚시를 노리면 된다. 매년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전용 낚시터와 쉼터도 마련된다.
또 원형의 수조 안에서 진행되는 ‘이한치한 산천어 맨손잡기’도 참여해 볼 만하다. 미끄러운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는 데 열을 올리다 보면 추위도 말끔히 잊게 된다.
산천어 체험 프로그램은 중학생 이상 1만5000원, 미취학 아동은 보호자 동반 시 무료다. 다자녀와 고령자, 장애인, 군장병 등 우대자는 1만 원의 체험료를 내면 된다. 유료 입장객에게는 5000원권 상당의 농특산물 교환권이 제공된다.
산천어 낚시 외에도 눈과 얼음 위에서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눈썰매장에서는 총연장 100m가 넘는 슬로프와 얼음판을 전용 튜브썰매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다.
얼음썰매 체험존에서는 전통 얼음썰매와 화천군이 직접 만든 가족형 얼음썰매도 경험할 수 있다. 화천군은 매일 밤 정빙 작업을 통해 최고의 빙질을 만들어낸다.
‘콩닥콩닥 봅슬레이’는 회오리 형상의 튜브관을 타고 내려오며 시원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겨울스포츠 존에서는 신나는 얼음축구와 컬링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피겨스케이팅 체험도 가능하다. 이 밖에 축제장 상공을 지나는 하늘 가르기 체험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재미를 보장한다.
세계 언론이 인정한 글로벌 축제
문화체육관광부는 3월 화천 산천어축제를 ‘글로벌축제’로 선정했다. 국내 겨울 축제 가운데 글로벌 축제의 영예를 차지한 곳은 화천 산천어축제뿐이다.
산천어축제는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의 스포트라이트 역시 가장 많이 받는 축제다. 산천어축제가 국제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2009년 미국의 ‘타임’지가 상공에서 찍은 축제장 사진을 ‘금주의 뉴스’로 보도하면서부터다. 이후 2011년 미국의 뉴스 채널 CNN이 세계적 여행 잡지인 ‘론니 플래닛’을 인용해 화천 산천어축제를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하면서 국제적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금도 매년 500건 이상의 축제 관련 보도가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올해 1월에도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가 ‘아시아에서 꼭 방문해야 할 축제’로 산천어축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화천군은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매년 연말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축제 설명회를 열고 있다.
흥행보다 중요시하는 ‘안전 축제’
화천군이 산천어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바로 ‘안전’이다. 산천어축제에서는 거대한 얼음판 위로 수만 명이 오르내리는 장면이 매일 반복된다. 이 때문에 화천군과 (재)나라는 얼음판 상태에 대해서는 티끌만큼의 위험 요소도 용납하지 않는다.
축제장 얼음 두께는 축제 전부터 축제가 종료된 후 해빙기 이전까지 매일 측정하고 관리한다. 화천군과 재단법인 나라는 화천천 상류의 여수로를 통해 유속과 유량을 조절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얼음의 두께를 모니터링해 완벽한 빙질 상태를 만들고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매일 수중 점검반을 투입해 얼음을 점검하고 축제장 상황실에는 펌프 시설과 여수로, 배수로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이 설치된다.
산천어축제는 민관 합작으로 만들어진다. 군민들은 ‘내 축제, 우리 축제’라는 마음으로 축제에 참여한다. 예년에 기습적인 비가 쏟아졌을 때 모두가 한마음으로 빗물을 퍼내고, 눈이 쌓이면 함께 눈을 치우며 길을 냈다. 모두가 밤새 얼음판을 돌보며 축제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았다.
또 축제장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 청결을 유지하는 자원봉사자, 각자 맡은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들까지 모두의 참여와 관심이 산천어축제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다.
나라 이사장으로서 축제를 총지휘하는 최문순 화천군수는 “안전한 축제,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기다려 준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축제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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