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정중앙에 누워 ‘별멍’… 마음 속 시름도 사라지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6일 03시 00분


[강원 겨울 관광] 양구에서 알찬 실내 나들이
미술관에서 박수근 화백 전시 보고, 천문대 옥상에 누워 밤하늘 별 구경
백자박물관서는 화병 만들기 체험

양구 국토정중앙천문대. 양구군 제공
양구 국토정중앙천문대. 양구군 제공
‘국토정중앙 도시’ 강원 양구군은 두타연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미술관, 박물관 등의 문화예술 공간이 어우러진 곳이다. 날이 추워 바깥나들이가 힘든 겨울철에도 가 볼 만한 실내 공간이 즐비하다. 양구군의 겨울 관광지로 손꼽히는 명소들을 소개한다.

양구의 자랑 박수근미술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의 겨울 전경.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의 겨울 전경.
양구군에는 군립박수근미술관이 있다. 양구 출신으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올해는 박수근 화백의 탄생 110주년이 되는 해로 내년 3월 9일까지 미술관 내 박수근기념전시관에서 ‘박수근: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 전이 진행되고 있다. 박 화백의 유화와 드로잉, 삽화와 그에 관련된 각종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또 어린이미술관에서는 내년 3월 30일까지 전이수 작가의 ‘소중한 우리 가족’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 작가는 2008년생으로 자신의 글과 그림이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인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다. 전 작가는 독특한 감성과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과 관련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시도 엄마의 편지, 엄마의 마음 등 가족을 주제로 한 18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기념전시관, 현대미술관, 박수근파빌리온, 어린이미술관, 라키비움 등 총 5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미술관은 전시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어 힐링의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백자 감상하고 화병 만들고

양구는 조선 후기 백자 원료의 주요 공급처 가운데 한 곳이었다. 6·25전쟁 이전까지도 요업(窯業)이 계속됐을 정도로 도자산업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양구군이 한국 근대 도자산업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양구 지역 백자 생산 역사 600년을 정립하기 위해 만든 곳이 바로 방산면의 ‘양구백자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에는 조선백자의 마지막 꽃인 청화백자를 중심으로 양구 백토가 빚어낸 조선백자의 고고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 내 개방형 수장고, 현대 백자실을 통해 백자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천개의 빛이 되다’ 관에는 1000명의 도예가가 양구 백토로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보 유산을 전국 12개 문화소외지역에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국보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전시도 9월 개막해 이달 8일까지 열린다. ‘순백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조선백자’를 주제로 백자 천·지·현·황과 백자 달항아리 등 지정문화재급 7점이 전시됐다.

양구백자박물관 체험관에서는 양구 백토로 직접 성형과 물레 체험을 통해 컵, 접시, 화병 등을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양구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아서

양구군 국토정중앙면에 자리 잡은 국토정중앙천문대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밤하늘 별을 관측하는 이색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양구의 밤하늘을 즐길 수 있는 ‘별멍 프로그램’은 별자리에 대한 설명과 망원경 관측에 초점을 맞춘 일반적인 관측 프로그램과 달리 자연 속에서 밤하늘을 보며 쉼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천체 투영실에서 당일 밤하늘을 미리 영상으로 관찰한 뒤 천문대 옥상에 누워 밤하늘을 관측하는 시간을 갖는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후 8∼10시에 운영되며 1회당 5㎏ 이하의 소형견을 동반한 5팀의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우리 강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가’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고 반려견과 함께 밤하늘을 관측한다. 또 반려견에게는 양구 특산물로 만든 간식도 제공된다.

양구읍의 ‘양구인문학박물관’은 한국 철학의 거장 김형석, 안병욱 선생의 철학 사상과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양구 출신 이해인 수녀의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박물관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돼 지난달 27일 재개관했다.

1관에서는 이해인, 박완서, 박수근 등 3인의 삶과 문학,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는 사후 판화, 편지, 드로잉, 사진, 아카이브 자료 등의 특별 전시가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 2관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은 두 교수의 인생철학을 접할 수 있다. 특히 김형석 전시실은 김 교수의 자택과 흡사하게 조성됐고 김 교수가 기증한 도자기 100여 점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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