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비상계엄 특수본 출범…2016년 이후 8년 만에 현직 대통령 정조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6일 14시 05분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수사본부가 6일 설치됐다. 검찰의 특수본 출범은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수사 이후 8년 만이다. 이번에는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을 검찰이 정조준하게 됐다.

대검찰청은 이날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이번 비상계엄 관련 사건에 대해서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부장은 박세현 서울고검장이 맡았고, 차장검사에는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가 배치됐다. 기존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이찬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과 ‘특수통’인 최순호 형사3부장이 각각 1개 팀을 맡는다. 김 차장검사는 2016년 특수본에서, 최 부장검사는 ‘국정농단’ 특검 파견검사로 현직 대통령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공공수사1부 검사들은 전원 특수본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 외 투입되는 수사 검사와 특수본의 규모도 이날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3일만에 특수본을 꾸린 것은 윤 대통령을 겨냥한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모든 수사기관이 계엄 의혹 수사에 나선 만큼 수사권 폐지 등 야권의 공세에 휩싸인 검찰이 조직의 존재 가치 증명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검찰은 여야 합의로 특검이 도입되지 않는 이상 관련 의혹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특수본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의혹의 정점인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본은 특히 ‘민간인’ 신분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우선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다. 2016년 당시에도 출범 직후부터 관련자들을 줄소환한 특수본은 5일만에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긴급체포하고, 최순실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대검찰청은 또 “특수분에 군검사 등 군검찰 인력을 파견받는 등 협조를 받아 합동해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 사건 관계자 상당수가 현직 고위 군인인 점 등을 고려해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전례에 비춰 현직 대통령 조사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수본은 당시 출범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시도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원칙적으로 서면조사가 바람직하다”면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 출범 이후에도 현직 신분이었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최종 불발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는 특검 활동이 종료되고, 탄핵된 이후 전직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을 특수본 2기가 조사해 구속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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