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 등 혐의로 긴급체포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지만, 야권은 경찰과 특검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특히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은 박세현 서울고검장(49·사진)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고교·대학 후배인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서울 현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 29기로 검찰에 들어왔다. 고교와 대학 모두 한 대표의 후배인 것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8일 “혹시 윤석열과 한 대표 사이에 밀약이라도 한 게 아니냐”며 “내란죄는 검찰의 업무 범위에도 들어가지 않는데 검찰이 편법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박 본부장에 대해 “(수사 가이드라인에 대한) 동기와 배후를 의심할 정황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수사보다는 주로 기획 업무를 맡아왔다. 박 본부장의 아버지는 김대중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낸 박순용 변호사, 외할아버지는 김용제 전 서울지검장이다.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시절 이른바 ‘돈봉투 회식’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7년 4월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간부들과의 저녁식사에서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 문제가 됐는데, 박 본부장도 이 자리에 배석했다.
민주당은 박 본부장이 서울고검 형사부장일 때 윤 대통령이 연루 의혹을 받는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지 않은 점도 거론하며 본부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검찰 내에선 박 본부장이 특수통인 윤 대통령, 한 대표와 가깝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박 본부장은 8일 브리핑에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믿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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