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운전대→추격 순찰차 ‘쾅’→음주측정 거부…‘실형’

전주지법, 50대에게 징역5년 선고
“유턴으로 피해 발생 미필적 고의”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방법원 신청사 전경. 2019.11.13. 【전주=뉴시스】

음주운전 의심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피해 도주 중 순찰차를 들이받은 50대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도형)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11일 오후 10시께 전북 진안군 진안읍의 한 도로에서 자신을 쫓아오던 순찰차를 들이받아 다치게 하고 붙잡힌 뒤에도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한 시민이 A씨의 차량을 보고 “음주운전을 하는 것 같다”며 신고해 추적에 나섰다.

A씨를 발견한 경찰은 A씨의 차량을 향해 멈추라는 신호를 했지만 그는 이를 무시한 채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A씨의 차량을 뒤쫓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도주를 위해 유턴을 시도하다가 순찰차를 들이받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 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차가 순찰차를 들이받은 것이 아니라 순찰차가 오히려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건과 관련된 민사재판에서도 순찰차의 과실이 더욱 높았다는 내용도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순찰차를 들이받으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미필적으로나마 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의 고의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발생 전부터 순찰차가 쫓아오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런 상황 속 급작스런 유턴을 시도했을 시 순찰차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적어도 유턴으로 순찰차를 들이받아 피해 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인 ‘미필적 고의’가 있었고 상해 역시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면허 상태서 음주운전을 하던 중 단속 위기에 놓이자 도주 중 순찰차를 들이받아 경찰관을 다치게 하고 이후에도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점 등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행위의 위험성이 매우 컸던 점,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으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집행유예 경과가 얼마 지나지 않은 점 등을 모두 고려해서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