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14일 2차 표결]
尹, 장악 기관-체포 인물 문건 전달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청장
서열 1, 2위 경찰에 체포… 사상 초유
12·3 불법 계엄 사태에 연루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계엄 3시간 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계엄 발령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던 만큼, 거짓 해명을 해 왔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1일 조 청장과 김 청장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에 체포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3일 계엄 발표 불과 3시간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계엄군이 장악할 기관과 체포할 인물 등이 적힌 A4용지의 문서 1장을 이들에게 건넸다고 한다. 문서에는 계엄 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MBC 등 10여 곳을 접수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1시 37분경 비상 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 뒤 조 청장에게 6차례에 걸쳐 직접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들을 체포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조 청장은 국회의원 체포를 비롯한 불법적인 지시는 따르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나와 “계엄 선포 4시간 전부터 대통령실로부터 사무실에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계엄 선포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고 당일 오후 6시 반부터 10시까지 공관에 머물렀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이 계엄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을 만났음에도 국회에서 거짓 해명을 한 것이 긴급 체포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단은 11일 오전 3시 49분경 내란죄 혐의로 고발된 뒤 특수단에 출석해 조사받던 조 청장과 김 청장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이 자신들의 현직 수뇌부 두 명을 동시에 체포한 것은 경찰 조직 역사상 처음이다.
한편 국수본은 “계엄 사태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공조본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국수본의 수사 경험과 역량, 공수처의 법리적 전문성과 영장 청구권, 국방부 조사본부의 군사적 전문성을 살려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공조본 참여 기관에서 빠졌다. 이에 대검찰청은 “공조본 구성을 위한 연락을 받은 바가 없어 협의 진행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도 “중복 수사 방지를 위한 관계기관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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