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 및 심리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 흥분 상태에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에 공감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끝난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면 없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순 없지만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로 믿는 망상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권력을 가진 사람 중 자기애가 지나친 나머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윤 대통령이 지금 그런 상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현실 검증력이 무너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충동 제어가 안 되는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윤 대통령이 흥분 상태였다는 건 최측근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언급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오랜 지인에게 “계엄 국무회의 때 윤 대통령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아무도 못 막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 서울 소재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대국민 담화를 보면 죽으면 죽었지 잘못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가 보인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부터 시작해 공직자 탄핵 등 갈수록 야권과의 갈등이 누적되면서 정점에 달했는데 이를 심리학 용어로 ‘갈등의 상승 소용돌이’라고 한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독단적 지시적 리더십이 영향을 미치면서 극단적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영입됐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1일 한 지역 언론 기고에서 윤 대통령이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앓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말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다면 비상계엄 선포일로 의원들이 지역구에 내려가는 금요일을 택했을 텐데 화요일을 택한 이유가 궁금해 추정해 본 것”이라며 “12일 대국민 담화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비상계엄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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