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해 선결제를 걸어놓은 일부 식당이 배달 영업을 우선시하는 등 선결제 이용 고객을 차별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익을 꾀하지 않는 ‘양심 매장’ 명단이 공개됐다.
선결제 매장 위치 등 정보를 한데 모은 웹사이트를 개발한 ‘시위도 밥먹고(촛불지도)’ 측은 16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 선결제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매장 측 문제들을 인지했다”며 “분명 좋은 취지로 시작했으나, 일부 매장의 부당한 대처로 인해 지속성에 대한 회의적인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시위도 밥먹고’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의 선의는 침체했던 주변 상권을 살리고, 많은 이들의 추위를 사그라들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사심 없이 주먹밥을 쥐던 손길이 2024년 12월 14일 여의도에서 재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의 미흡한 대처로 인해 생긴 오갈 데 없는 분노 속에서 조금이나마 따스함을 느끼셨으면 한다”며 “친절하게 응대했던 매장들과, 소진이 됐음에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자체적으로 추가 제공했던 매장들, 사장님이 직접 선결제에 동참하셨던 매장들의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것에 마음을 쓰며 일찍이 지치지 말자”며 “친절함과 인간의 선의를 믿고 오랫동안 촛불을 태우자”고 당부했다.
‘시위도 밥먹고’ 측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 “방문한 시간대에 따라 혹은 알바생의 컨디션과 태도에 따라 몇몇 가게들이 부정적 평가로 지목되고 있다”며 “제가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리스트의 작성은 단순히 가게를 홍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지 말고 선한 부분만을 바라보고 오랫동안 지속해 나가자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선결제하지 말자’ 같은 부정적 기조가 형성되는 것보다 ‘후원이나 기부도 고려하자’ 같은 목소리가 함께 생산됐으면 한다”며 “그것이 더 건강한 방향이자 지속성을 위한 신뢰가 쌓여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시위도 밥먹고’ 측이 공개한 선결제 양심 매장 리스트에는 친절한 응대는 물론 선결제 수량이 소진됐음에도 자체적으로 김밥, 쿠키, 커피 등 먹거리나 핫팩 등을 제공한 매장들이 나열돼 있다.
또 엑스에는 양심 매장명을 밝히며 감사를 표하는 누리꾼들의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6일 국회 문 지키러 갔다가 너무 추워서 24시 카페를 찾았다. 불 켜진 거 보고 장사하시는 줄 알고 들어갔는데 마감 중이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마감 끝날 때까지 있어도 된다고 해주셔서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었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선결제 매장이 아닌데도 사장님 가족들이 다 나와서 시위하러 오신 분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주셨다”며 “밖에서 들고 온 쓰레기도 치워주시고 쉴 자리도 내주셨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주문이 많이 밀려서 바쁘셨을 텐데 일반 결제, 선결제 상관없이 순차적으로 주셨다” “몸조심하라는 당부까지 하시더라. 정말 감동이었다” “선결제 닉네임도 안 묻고 전 메뉴 무료로 제공하셨다” “선결제 음료 받아 가는 분들에게 간식을 추가로 쥐여주셨다” 등 훈훈한 방문 후기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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