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변호사 “보선 공천 전날 尹-明 대화
野 공개한 파일은 전체의 20% 정도
‘윤핵관들 金공천 반대 안해’ 발언도”
檢, ‘尹 공천개입’ 수사 속도 낼듯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 측이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황금폰’에 윤 대통령과 명 씨의 공천 관련 미공개 대화가 추가로 들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명 씨의 변호인은 윤 대통령이 2022년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다시 지시하겠다’고 말하는 녹음파일이 있다고 16일 주장했다.
● “尹, 윤상현 거론하며 ‘다시 지시하겠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명 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명 씨의) 황금폰에는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가 언급한 녹음파일은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하루 앞둔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의 통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이 대화 중 일부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공천)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됐다. 이에 명 씨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내용도 있었다.
남 변호사는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파일은 전체 대화의 “20%뿐”이라며 “윤 대통령이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다음부터 명 씨가 ‘은혜 잊지 않겠다’라고 말하기 전까지의 통화 내용이 빠져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빠진 내용에는 윤 대통령이 ‘윤 의원에게 다시 한 번 더 그 부분(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서 확인하겠다. 지시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남 변호사는 “‘그들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녹음돼 있다”고도 했다. ‘그들’이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맞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다만 해당 녹음파일의 내용을 수감 중인 명 씨를 접견하며 전해 들었고 직접 듣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명 씨의 황금폰에 다른 통화들도 녹음돼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명 씨가 스스로 황금폰을 포렌식해 보려 했지만 잠금 패턴이 풀리지 않아 실패했다”라면서 “해당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했으니 검찰이 수사를 통해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 ‘황금폰’ 포렌식… 尹 공천 개입 수사 속도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앞서 12일 명 씨가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 3대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1개를 제출받아 포렌식에 착수했다. 이 중에는 명 씨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 이전까지 사용한 ‘황금폰’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 시기 명 씨가 조작된 미공표 여론조사 내용을 윤 대통령 측에 무상으로 제공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온 건 아닌지를 의심하고 있다.
명 씨는 그동안 “휴대전화를 처남에게 줬고 처남이 휴대전화를 버렸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명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며 ‘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포함시켰다. 명 씨가 처남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숨기도록 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명 씨는 구속 이후에도 황금폰의 존재를 부인해 오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이틀 전인 12일 검찰에 제출했다. 명 씨 측은 “황금폰을 민주당에 제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12일 민주당이 약속을 어기고 명 씨를 접견하지 않았다”며 검찰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포렌식을 통해 명 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USB메모리 안에 담긴 사진, 녹음파일 등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황금폰에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과정과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전후로 유력 정치인들과 나눈 통화, 메시지 내용 등 의혹을 밝혀낼 핵심 자료가 들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명 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마치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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