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이후]
尹, 평소 “섞박지 보면 金선배 떠올라”
석동현-채명성 등 변호인단 거론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68·사법연수원 15기·사진)이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수사와 탄핵 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을 이끌기로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16일 “김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 변호인단 대표(가칭)를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방통위원장 퇴임 이후 법무법인 세종으로 복귀했는데, 윤 대통령의 변호를 맡기로 하면서 다시 사표를 낸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은 변호를 맡은 이유에 대해 “어쩌겠습니까, 저라도 도와야죠”라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대검 중수부장을 맡은 김 전 위원장은 이듬해 중수2과장으로 보임된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며 2011년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이끌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첫 위기에 처했던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에서 구원 투수로 나선 인사도 김 전 위원장이었다.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던 김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위해 ‘정치공작 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윤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을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평소 주변에 “설렁탕집에서 나오는 섞박지를 보면 김홍일 선배가 떠오른다”며 친밀감을 보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님을 일찍 여읜 김 전 위원장이 세 동생을 직접 키우면서 배추와 무, 오이를 섞어 만든 김치인 섞박지를 많이 만들어 반찬으로 먹은 것을 애틋해하며 존경심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으로는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채명성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도 거론된다. 변호사인 채 행정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을 맡은 적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배진환 변호사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역시 거론된다.
윤 대통령이 변호인단 구성에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대면 조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공수처나 경찰보다는 친정인 검찰로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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