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원유선 씨(22)가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원 씨는 지난달 20일 저녁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원 씨는 2018년 2월 전신 중증근무력증을 진단받으며 경찰의 꿈을 접고 힘든 투병 생활을 해야 했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전신 중증근무력증은 신경 자극이 근육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근육이 약화되는 희귀질환이다. 치료를 받느라 심신이 지친 상황에서도 “삶의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다. 가족들은 이 같은 원 씨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 군포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원 씨는 차분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투병 중에도 일기에 즐거웠던 일을 적으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유기견 보호센터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다. 원 씨의 어머니는 “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걸 좋아했던 딸은 자신이 아픈 상황에서도 더 힘든 사람을 걱정하곤 했다”며 “마지막까지 자랑스럽고 감사한 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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