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돌오돌’ 유독 심하게 추위 탄다면…혹시 ‘갑상선’ 이상?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2월 18일 06시 39분


피로·부종·변비·탈모 등 다양한전신 증상
방치시 고혈압·우울증·불임 등 삶의질 뚝
채혈로 빠른 진단 올바른 약물복용 중요

추운 날씨를 보인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추운 날씨를 보인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유독 추위를 심하게 탄다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갑상샘 저하증)’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갑상선은 목 앞쪽 한가운데에 있는 나비 모양의 작은 기관이다. 갑상선에서는 만들어지는 갑상선 호르몬은 혈관으로 분비되고 혈액과 함께 몸 전체를 순환하면서 우리 몸이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도와준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지면 몸의 대사 속도가 떨어져 체온이 낮아지고 기초대사율이 감소해 추위에 약해진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는 건조하고 거칠어진다. 대사가 느려져 온 몸에 여러 물질이 쌓여 식사량에 비해 체중이 증가한다. 얼굴과 손발이 붓고 쉽게 피로해지며 의욕이 없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목 안쪽의 성대에도 부종이 생겨 쉰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위장관 운동이 떨어져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심장의 기능이 저하돼 운동할 때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월경량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세포의 파괴로 인한 일시적인 갑상선 중독증이 선행할 수도 있고 목 부위의 갑상선종으로 발견되는 때도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요오드 결핍, 암 또는 결절로 갑상선 제거 수술을 받은 경우, 두경부암으로 경부 방사선 조사를 받은 경우, 갑상선 항진증으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경우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방치하면 고혈압, 심부전, 콜레스테롤 증가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우울증, 인지 저하, 부종, 생리불순 등은 물론 심각한 경우 혼수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여성은 불임으로 이어지거나 남성의 경우 성욕 감소, 발기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 건조가 심해지고, 탈모, 근육통, 쉰 목소리, 추위 민감증 등이 심해지는 등 외형적 변화와 함께 삶의 질이 낮아진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채혈을 통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 자가 항체가 양성일 때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추가적인 방사선 스캔, 갑상선 초음파 시행이 진단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보통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 치료한다. 갑상선 호르몬제는 체내에서 생산되는 호르몬과 같은 성분이여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정량을 복용하면 특별히 우려할 부작용은 없다. 임산부도 복용할 정도다.

다만 음식물이 약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아침 공복에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한 후 식사는 1시간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아침 복용을 놓쳤다면 저녁 식사 후 충분히 소화된 후 취침 전 복용한다. 또 철분제, 칼슘제, 제산제 등은 갑상선 호르몬제의 흡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동시에 복용하는 것이 아닌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유현진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많은 경우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발생의 원인에 따라 일시적인 경우도 있고, 약의 용량을 서서히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갑상선 기증 저하증은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면서 ”전문적인 진료와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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