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내년에 주목해야 할 과학 이슈를 꼽았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를 비롯해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우주 탐사, 기후 변화 대응 정책 등이 이름을 올렸다.
17일(현지시간) 네이처가 선정한 내년 주요 과학 이슈 중 하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치료제다. 최근 국내에서도 출시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필두로 한 GLP-1 비만치료제의 인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처는 특히 내년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르포그리프론’에 주목했다. 먹는 약이기 때문에 주사 제형인 위고비에 비해 편의성이 높고, 생산이 편리한데다 가격도 저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릴리가 임상 3상 진행 중인 비만약 후보물질인 ‘리타트루타이드’도 언급했다. 이 물질은 임상 2상에서 최대 24.2%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물질이다.
이어 네이처는 ‘트럼프의 재집권’을 또 다른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 과학 정책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네이처는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했던 것을 고려하면 2기 행정부도 다시 탈퇴를 고려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발전소, 자동차에 대한 탄소 정책 등을 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내년은 COP30 기후정상회담이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COP30은 유엔(UN) 기후 정상회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기후 자금 3000억 달러(약 431조 원)를 매년 확보하는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대한 국제적 규제도 함께 논의한다.
우주 탐사에서는 민간의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 1월에는 일본의 아이스페이스가 ‘벤처 문’이라는 임무를 통해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의 인튜이티브 머신즈는 달 남극으로 착륙선을 보내 달 표면 아래 물질을 분석할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 전쟁은 뇌 임플란트 분야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에 따르면 내년 중국 산업정보화부는 척수 손상으로 활동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내년 큰 규모의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뇌 임플란트는 뇌에 전극을 심어 생각만으로도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뉴럴링크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네이처는 이밖에도 신종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의 협정, 새로운 입자를 발굴하기 위한 대형 가속기 유럽 스팔레이션 소스의 가동, 자연 재해 대비를 위한 위성 발사 등을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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