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선균을 협박해 3억5000만 원을 뜯어낸 유흥업소 여종업원과 전직 여배우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곽여산 판사는 1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모 씨(30)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전직 배우 박모 씨(29)에게 징역 4년 2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곽 판사는 “(김 씨의) 범행으로 유명인인 피해자와 유족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박 씨도) 직접 피해자를 협박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켜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죄질 또한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이어 “(이 씨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결정을 한 데에 공갈 범행이 발단이 돼 받았을 정신적 고통이 원인이 됐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이 씨에게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을 받고 있다.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고 협박해 이 씨 측으로부터 3억 원을 뜯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해킹범 행세를 하며 김 씨를 협박한 건 평소 친분이 있던 박 씨로 드러났고, 박 씨는 김 씨가 3억 원을 받고도 자신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자 이 씨를 직접 협박해 지난해 10월 이 씨 측으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와 박 씨는 2017년 교도소에서 처음 만난 뒤 2022년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이후 박 씨는 김 씨가 필로폰을 투약하고 이 씨와 친하게 지내는 등 사생활을 알게 되고, 김 씨가 마약 투약 혐의를 신고하려는 인물에게 1000만 원을 주고 입막음을 시도한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김 씨를 협박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협박범에게서 처음부터 오빠(이 씨)와의 관계를 협박받았고, 오빠를 지키기 위해 빨리 돈을 주고 끝내고 싶었다”며 “제가 너무 좋아한 사람이었기에 협박할 생각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박 씨도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필로폰, 대마초 등을 3차례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로도 기소돼 올 10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김 씨에게 마약류를 건네고 직접 투약까지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이모 씨(43)도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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