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비만약 경쟁 ‘참전’…中기업과 2.8조규모 계약체결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2월 19일 11시 28분


중국 제약사 한소제약과 라이선스 계약
비만 넘어 심장대사 질환 효과 연구나서


글로벌제약사 머크가 중국 제약사와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19일 머크와 로이터 및 미국 제약전문지 피어스파마 등 외신에 따르면, 머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3대 제약사 중 하나인 한소제약과 먹는 비만치료제 ‘HS-10535’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 연구소 사장인 딘 리 박사는 이번 계약 체결과 관련해 “우리는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고 보완하기 위한 사업 개발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크가 확보한 HS-10535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계열의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치료제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 증가 및 글루카곤 분비 저해, 허기 지연 및 체중 감소효과가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머크는 1억1200만 달러(한화 1623억원)를 선불로 지불하고, 한소제약사는 최대 19억 달러(약 2조8000억원)의 개발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된다. 한소제약은 특정 조건에 따라 중국에서 HS-10535를 공동 프로모션하거나 단독으로 상업화하는 권리도 갖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으로 머크가 비만치료제 시장에 참전했으나, 이미 치료제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HS-10535는 주사제가 아닌 간편한 형태의 경구용 약이지만,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어 상업 출시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의 경우 이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코트니 브린은 “우리는 (머크의)타이밍이 문제라고 본다”며 “이 제품이 릴리의 체중 감량 약이나 당뇨·비만약 성분인 포글리프론과 같은 다른 경쟁자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머크가 이를 비만에 국한하기보다 추가 심혈관 질환 및 심장 대사 관련 질환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롭 데이비스 머크 CEO(최고경영자)도 올해 초 골드만삭스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비만치료제의 경우 심혈관 질환의 결과를 보여주고, 전체 대사 증후군을 유발하는 경로에 집중해 지방간 질환의 혜택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실제로 머크는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염으로 알려진 지방간 질환에 대한 자체 GLP-1 후보 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개발 중이다.

딘 리 박사는 “우리는 체중 감소 외에도 추가적인 심장 대사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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