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입수 내기”…지적장애 친구 익사시킨 20대, 2심 징역형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2월 19일 15시 49분


1·2심 모두 “살인 아닌 폭행치사로 처벌해야” 판단
공소사실 변경 따라 직권 파기하되 징역 4년 유지

[광주=뉴시스] 광주고등법원. (사진=뉴시스 DB)
[광주=뉴시스] 광주고등법원. (사진=뉴시스 DB)
일행들과 함께 지적장애인 친구를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주범이 항소심에서도 폭행치사 혐의만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박정훈·김주성·황민웅)는 19일 201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4년을 받은 A(2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되,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10대 후배들과 함께 지난 2월1일 오후 11시24분께 전남 목포시 북항 선착장 부잔교에서 지적장애 특수학교 학생 B(18)군을 바다로 떠밀어 익사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일행은 평소 알고 지내던 B군과 낚시를 하자며 선착장으로 간 뒤 ‘바다입수 내기 가위바위보 게임’을 제안했다. B군이 예상되는 패턴으로만 가위바위보를 하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던 이들은 게임에서 이겼다.

A씨는 다른 공범과 함께 가위바위보에서 진 B군이 겁에 질려 바다에 빠지기를 거부하자 달아나지 못하도록 막고 밀쳐 바다에 빠트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10대 공범들은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선 1심은 A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로 실형을 선고하고, 함께 기소된 10대들에게는 각기 공동폭행과 공동폭행 방조 등 혐의를 적용해 광주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검사는 A씨에게 살인의 확정적 고의,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폭행치사 혐의 만을 인정했다.

이어 양형에 대해서는 “유리한 사정과 불리한 사정에 비춰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적당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항소심에 들어 예비적 공소사실로 폭행치사를 포함해 변경한 만큼 원심을 직권으로 파기한다. 다만 형은 원심과 같이 정한다”고 판시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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