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계엄날 탱크부대장도 대기…檢, 육군 제2기갑여단장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9일 17시 11분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구 여단장을 불러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상황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여단장은 당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수감 중)의 호출로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 사무실에 가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수개월 전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수처,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가 꾸린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전날 법원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구 여단장은 검찰 조사에서 “3일 계엄이 선포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이 갑자기 불러 휴가중임에도 평상복 차림으로 정보사 100여단 사무실에 갔고, TV를 통해 계엄이 선포된 사실을 알게 돼 크게 놀랐다는 것이다. 구 사령관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한 4일 오전 1시경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다 끝났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 여단장은 3일 밤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사 요원들을 투입한 혐의 등으로 공조본에 의해 체포된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과 육군사관학교 50기 동기다.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1일 경기도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노 전 사령관을 만나 선관위 서버 확보 계획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구 여단장에게 문 사령관과의 관계 등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지 않고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계엄사령부가 장갑차 등 기갑 전력을 출동시키기 위해 구 여단장을 대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2기갑여단 위치는 경기 파주시로 서울 도심과의 거리가 약 30km(직선거리 기준)로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기갑부대다. 12·12쿠데타 당시 탱크(통상 전차를 의미) 35대를 동원해 중앙청과 국방부 육군본부 등을 무력으로 장악했던 부대이기도 하다.

검찰은 신병을 확보한 김 전 장관 및 계엄사 핵심 관계자들과 군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비상계엄 관련 의혹 전반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