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측엽 치매, 초기에 행동 변이형과 언어 변이형으로 분류
행동변이형, 사회적 예절 이해에 어려움 겪고 공감능력 저하
50대 많아…다른 질환 오인하는 경우 많아 정확한 진단 필요
치매라고 하면 기억력 감퇴를 생각하게 되지만 50대에 많이 나타나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력보다는 행동 증상을 먼저 보인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격과 행동이 충동적으로 변하거나 말을 할 때 단어를 선택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집착이 생긴다면 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흔히 생각하는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기억력과 언어기능의 장애는 물론 판단력과 방향 감각이 상실되고 결국 자신 스스로를 돌보는 능력이 상실된다. 하지만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이외에도 50여종 이상의 질병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미국 배우 ‘브루스 윌리스’도 앓고 있는 질환으로 유명하다. 이는 뇌의 앞쪽인 전두엽 및 옆쪽 아래의 측두엽이 퇴화되며 발생한다. 기억력보다는 행동 증상이 먼저 나타나 조기에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두드러지는 증상을 중심으로 성격의 변화와 행동장애가 초기에 나타나는 행동 변이형과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는 언어변이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행동변이형에서는 이전과 다른 성격을 보이며 충동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한다. 또 사회적 예절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감정표현과 공감능력이 저하된다. 특정 활동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특정 말 또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물건을 모으고 수집하는 강박 행동도 나타난다. 언어변이형에서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치매가 진행될수록 말수가 점점 줄어들거나 같은 말을 거듭한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가족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으며 전체 치매 중 10%를 차지한다. 특히 심리행동증상이나 언어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일찍 나타나는 치매 중 하나로 증상의 시작은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지만 50대에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알츠하이머병보다 수명이 짧고 진행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를 진단하려면 증상에 대한 문진을 시행한 후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시행한다. PET-C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는 치매를 정확하게 조기 진단할 수 있으며 전두측두엽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구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심리행동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기 위한 약물들을 많이 사용한다. 치료는 인지 기능 개선제 또는 행동심리증상을 조절하는 항정신병 약물 등을 사용하며 인지훈련 및 언어치료 등의 비약물적 방법으로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분, 행동 장애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약제들이 전두측두엽 환자의 탈억제, 반복행동 등의 증상에도 사용된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은주 과장은 “전두측두엽 환자의 주변 환경을 조절하고 문제 행동을 줄이는 것은 환자는 물론 가족의 스트레스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운동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에게는 운동 재활 치료를, 실어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언어 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측두엽 치매는 50대에서 많이 나타나고 증상의 특성상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초반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PET-CT 검사 등을 활용해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의 완화 및 병의 급속한 진행을 억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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