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최종합격자 발표…지원자 소수지만, ‘인기과’에 몰려
조규홍 장관 “부당한 불합격 사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
정부의 의료 개혁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이 레지던트 1년 차 지원자가 있어도 채용하지 않았다는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는 의혹이 일자, 정부가 직접 나서 수련병원들의 지원자 수 대비 채용인원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19일) 일선 수련병원들은 레지던트 1년 차 채용전형에 지원한 지원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합격여부를 통보했다. 빅5(삼성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서울대병원·성모병원) 병원을 비롯한 대다수의 병원들은 통상 홈페이지에 과별 합격자 수 등을 공지했지만, 올해는 비공개로 전환했다.
빅5 대학병원 관계자는 “인기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지원이 몰리면서 ‘지원한 사람이 누구냐’는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며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지원자 신상 털기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아예 합격 인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에서 받은 진료과목별 전공의 지원 현황에 따르면 인기과 지원율은 20%를 넘긴 곳이 많았다. 정신건강의학과는 152명 중 42명이(27.6%) 지원했으며, 성형외과는 73명 중 18명(24.7%), 재활의학과는 105명 중 23명(21.9%), 피부과는 72명 중 9명(12.5%)이 지원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날 레지던트 1년 차 합격자 이후 일부 지원자들 사이에서 합격 발표 이후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등의 볼멘소리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련병원에 지원한 사직 전공의는 “레지던트 1년 차 지원 접수가 시작되기 전에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교수님들이 밝힌 것도 아니고, 채용 절차가 진행 중에 이를 번복한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지원자들은 용기를 내 지원했는데 탈락 이유조차 알지 못해 참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인기과 한 교수는 “일부 지원자의 경우 필기시험 점수가 예년보다 미달이어서 뽑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채용을 하지 않을 경우 전공의 정원(TO)이 줄어들 수 있어서 채용 여부에 대해 끝까지 고민한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22개 진료과 과장들은 레지던트 1년 차 면접을 하루 앞둔 16일 정부에 전공의 선발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전공의들이 제대로 수련받을 수 있을 때 모집해야 한다”며 모집 절차를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엄정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지원자에게 지원 철회를 안내했다는 민원이 제기되는 등 의료현장에서 전공의의 지원 의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모든 지원자가 균등한 선발 기회를 제공받고, 부당한 사유로 불합격하는 사례가 없도록 모집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전날 뉴스1에 “원래는 (보건복지부에서) 각 수련병원에서 채용한 전공의 수를 발표하지 않지만, 올해는 (의료계에서) 관심이 많은 만큼 지원 인원과 합격 인원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합격자 수가 취합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다만 과목별로 (지원 인원과 합격 인원을) 발표할지, 어떤 방법으로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늦어도 20일까지는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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