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번 주말까지 전국에서 잇달아 열린다. 국회에서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가면서 집회 주무대도 여의도에서 광화문, 종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헌재와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까지 집회가 번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광화문에서는 탄핵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도 예고돼 양측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우려된다.
● 이번 주말 탄핵집회 인원 절정에 달할 듯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된 14일 이후 처음 맞는 토요일인 21일 전국에서 진행될 탄핵 촉구 집회 인파는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주최 측은 주말 집회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 평일 집회를 자제해왔다. 이 때문에 토요일에는 직장인과 학생, 일반 시민들이 휴일을 기해 집회에 대거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집회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부터 숭례문 앞 대로 일대에 진행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오후 4시에 집회를 시작한 뒤 숭례문 집회가 마무리되면 헌재 방향으로 행진하며 “윤 대통령 탄핵 기각 반대”, “윤 대통령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칠 계획이다.
같은 날 지방에서도 탄핵 집회가 여럿 예고됐다.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는 오후 4시 ‘17차 대전시민대회’가 열린다. 같은 시간 광주 5·18 민주광장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서문에서도 각각 ‘광주시민 총궐기 대회’와 ‘충북도민 시국대회’가 열린다. 부산 서면과 대구, 제주 등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예고됐다.
● 헌재의 시간, 집회도 점점 헌재로
전날(20일)에도 시민단체 퇴진 비상행동 등은 오후 6시 반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동십자로터리 전 차로를 차지하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뒤 행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공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나갔다.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해” 등의 구호를 ‘아모르 파티’ 등 유행가에 맞춰 외쳤다. 지난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던 집회 현장에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가 주를 이뤘는데, 사건이 헌재로 넘어오자 외치는 문구 내용도 바뀐 것이다.
이날 행진에는 경찰 추산 약 400명이 참여했다. 경찰은 집회에서 벌어질 불상사 등을 대비해 기동대 인력을 배치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 역시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안국역과 가까운 종로구 송현문화공원 앞 인도에서 신고인원 1만 명 규모의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 여론 갈등 극심… ‘선결제’ 식당은 별점 테러
탄핵 여론이 찬반으로 극심히 갈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민들 사이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이번 집회에서는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시민이나 유명 인사들이 근처 음식점, 카페에 ‘선결제’를 해놓고 집회 참석 시민들에게 먹을 것을 대접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그런데 일부 식당, 카페에는 탄핵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이 온라인 포털 등에서 ‘별점 테러’를 벌이며 점주들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점주들은 “고객이 선결제 해놓은대로 커피나 음식을 내어줬을 뿐인데 마치 우리가 나서서 탄핵을 찬성한 것처럼 비난을 받고 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탄핵 집회 시민들에게 음식 등을 대접한 연예인들도 악플에 시달리는 등 갈등에 휘말렸다. 가수 아이유는 앞서 13일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팬들을 위해 음식을 선결제했는데 이후 “좌이유(좌파+아이유)”, “CIA에 신고하겠다” 등의 악플이 달리고 있다. 탄핵 집회 무대에도 오른 가수 이승환은 경북 구미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공연을 취소하라” 등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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