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의대에 최초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정원이 대폭 늘어난 지방 의대의 수시모집 미등록 비율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시에서 다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 역시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종로학원이 서울권 대학 6곳, 비수도권 대학 4곳의 의대 수시 합격자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초합격자 641명 중 392명만 등록해 10명 중 4명 꼴인 38.8%(249명)가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0.4%(162명)가 등록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8.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의대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률은 서울권과 비수도권 대학 모두 증가했다. 서울지역 6개 의대 최초합격자 중 등록을 포기한 인원은 131명으로 미등록률은 36.7%였다. 지난해 105명(31.2%) 대비 5.5%포인트 늘었다. 특히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대폭 증원된 비수도권 의대의 미등록률은 더욱 높았다. 부산대, 연세대(미래), 제주대, 충북대 등 비수도권 의대 4개교는 최초 합격자의 41.5%(248명 중 118명)가 등록하지 않았다. 학교별로는 연세대(미래)만 21.7%일 뿐 충북대 63.3%, 제주대 48.6%, 부산대 42.3%의 미등록 비율을 보였다.
지역인재전형으로 한정하면 수시 합격자의 미등록 비율은 43.4%로 더 올라간다. 지난해 31명에서 올해는 약 2.4배 증가한 75명이 수시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의대 증원으로 수시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전년(8명) 대비 약 4배 이상 늘어난 충북대 의대의 경우 35명 모집에 합격한 최초합격자의 77%에 달하는 27명이 중복 합격한 의대 진학 등을 이유로 미등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비수도권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우수한 학생들이 분산되면서 모집정원이 늘지 않은 서울권 의대도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추가합격 규모가 커지겠지만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가는 미선발 인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은 수시 추가 합격자 발표를 마무리한 뒤 수시 미충원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을 28~30일 발표한다. 의료계는 여전히 증원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 미충원 이월 중단 등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러 차례 점검하고 검토해봤지만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정부로서는 도저히 조정 여지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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