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만성질환 진료비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당뇨병, 고혈압 등 주요 만성질환 진료비는 10년 사이 2.2배가 되면서 지난해 51조 원을 넘었다.
26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 고혈압, 신부전증, 치매, 암 등 주요 만성질환으로 지출된 진료비는 51조775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23조1863억 원이었는데 10년 사이에 2.2배가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만성호흡기질환, 암 등을 주요 만성질환으로 지정·관리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에 질병청은 주요 만성질환 사망과 진료비 현황 등을 매년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만성질환 중에는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3조4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암(10조1000억 원), 당뇨병(3조60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 중 84.5%를 차지하며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평균 543만 원으로 전체 평균의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만성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27만518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8.1%를 차지했다. 10대 사망 원인 중에는 암(1위), 심장질환(2위), 뇌혈관질환(4위), 알츠하이머병(6위), 당뇨병(7위), 고혈압성질환(8위) 등 6개가 만성질환 관련이었다. 국내 통계를 보면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은 최근 10년간 각각 20~22%, 10% 내외를 유지하며 정체 중이다. 또 성인 비만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0년 38.3%로 정점을 찍었다가 소폭 감소했지만 2022년에도 37.2%에 달한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와 사망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기대수명이 늘면서 고령자 의료비는 2019년 31조 원에서 2025년 57조 원, 2035년 123조 원, 2060년 337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증가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성질환을 관리해야 의료비 증가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은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며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게 장기적으로 의료비 증가를 줄이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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