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안산 강도·살인’ 그놈 찾았다…검정 테이프에 DNA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2월 27일 16시 00분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방검찰청 신청사 전경. 2019.11.13 전주=뉴시스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방검찰청 신청사 전경. 2019.11.13 전주=뉴시스
23년 전 경기 안산의 연립주택에서 벌어진 강도살인 피의자가 마침내 법정에 서게 됐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강도살인 혐의로 A 씨(44)를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당시 20대)는 2001년 9월 8일 새벽 3시경 안산시 단원구의 한 연립주택에 공범 1명과 함께 침입해 B 씨(당시 37)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그 배우자(33)를 상해 한 뒤 현금 1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범인은 연립주택 외벽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으로 가정에 침입했다. 안방에까지 들어간 그는 자고 있던 B 씨와 그의 아내를 흉기로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부부가 격렬히 저항하자 범인은 B 씨의 목과 심장, 복부 등을 20여 차례 찔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B 씨 아내를 결박할 때 사용했던 검정 테이프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유전자 분석에 실패했다.

CCTV에서도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사건은 장기미제로 남았다.

그러다가 2020년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수십 년 된 DNA도 식별할 수 있는 최신 분석이 두각을 나타내며 경찰은 증거로 보관해 오던 검정 테이프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얼마 뒤 동일 DNA를 가진 인물이 A 씨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A 씨는 동종의 다른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2017년부터 전주교도소에 복역중이었다.

경찰에게서 사건을 송치받은 전주지검은 DNA 재감정과 A 씨 주변인들에 대한 압수수색, 계좌추적, 법의학 자문 의뢰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해 A 씨를 기소했다.

다만 현재까지 공범은 특정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공소 유지 과정 등에서 공범 관련 단서가 확인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해 죄책을 철저히 밝혀내겠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과학수사를 통해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미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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