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 의대정원 확 줄이자”…의협회장 후보자 답변은?

  • 뉴스1
  • 입력 2024년 12월 29일 07시 12분


5명 후보자 중 2명 “1500명”, “모집중단”, “0~500명” 제각각
탄핵 정국으로 의정 대화 단절…“이러다 2024년 꼴” 위기감

9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배부된 정시모집 대학지원 참고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2024.12.9/뉴스1
9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배부된 정시모집 대학지원 참고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2024.12.9/뉴스1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이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예정된 가운데 의대 정원은 수시 미충원 이월분까지 4610명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의료계 내에서는 “더이상 2025학년도 증원에 미련 갖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2026학년도 모집 정원을 정부와 협의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후보 사이에서도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0시까지 수시 추가 합격자가 등록하지 않은 데 따른 미충원 인원은 정시모집 인원으로 넘어갔다. 최종 인원은 30일에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넘기지 말자는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교육부는 수시 미충원 인원은 정시로 이월해야 한다고 법에 명시된 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견해다. 정시모집 인원이 발표된 뒤에는 수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대로 전국 39개 의대의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인원은 4610명으로 확정되고 만다.

의료계는 이제부터라도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감축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현실론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의협 회장 선거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시의사회 주최 의협 차기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 때 “내년 초 정부가 2025학년도 증원을 받아들이는 대신 2026학년도는 1500여 명만 뽑자면 받아들일 것인가?”는 질문이 나오자, 후보 5명 중 2명은 동의했다.

이는 증원 전 정원(3058명)에서 절반을 줄여 1500명 뽑는다는 가정이다. 이동욱 후보와 최안나 후보는 “정부의 이런 제안이 증원의 오판을 인정하고, 의대생·전공의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의료파탄을 막을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반면, 김택우 후보와 주수호 후보는 의대교육이 장기간 어려워질 거란 이유로 모집 중단과 원점 재논의를 각각 피력했다. 강희경 후보도 “2025학년도 1학년만 기존 휴학생까지 7500명에 달한다”며 2026학년도는 0~500명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소속 의대생들이 15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확대전체대표자학생총회를 개최하고 내년 학교 복귀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4.11.15/뉴스1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소속 의대생들이 15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확대전체대표자학생총회를 개최하고 내년 학교 복귀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4.11.15/뉴스1
의협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 운영되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025학년도 증원을 강행한다면 2026학년도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고, 의대생 단체(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도 “25학번과 26학번 중 한 해 모집정지는 불가피하다”고 각각 강조했다.

현재까지 의료계가 주장하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0명(모집 중단)부터 1500명까지다. 더욱이 2026학년도 정원도 올해 증원 때처럼 각 대학이 이미 공고한 대학 입학전형 시행 계획을 수정하고 내년 5월 말까지 재공고해야 하는 등 대화할 시간마저 빠듯하다.

만약 2026학년도 모집을 중단한다면 현재 고2 수험생과 학부모 반발이 예상된다. 의대를 둔 대학 총장들도 2026학년도 모집 중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들이고, 1500명 이하로 줄일 경우에도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안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정국 혼란이 커진 데다 근본적으로 ‘2026학년도 협상’이 현장을 떠난 의대생의 복귀를 이끌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사태 수습은 기약 없이 멀어지는 실정이다.

대화도 단절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교육위원장 주선하에 의협 비대위와 정부 등의 참여로 계획된 토론회는 정부 측의 비공개 요청 등으로 결렬됐다. 지난 24일 의사 수 추계 결과 발표 등으로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주최 토론회에도 정부 측은 불참했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의료계와 정부가 만나 사태 해결을 논의할 공간 또한 마련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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