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인근 주민들 목격담 “첫 착륙 실패”
“민가 스치듯 아슬아슬 이륙, 8자 회항 후 재착륙”
“활주로서 속도 줄이지 못하더니 담벼락 충돌, 아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과정에서 충돌, 폭발하는 사고를 목격한 마을 주민들은 “여객이 날개 오른쪽 엔진에서 불길이 펑펑 치솟더니 결국 사고가 났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마을 한 음식점 사장 60대 남성 A씨는 20대인 아들과 자동차 엔진오일을 점검하러 마당에 나왔다가 사고를 목격했다.
A씨는 “자동차를 살피는데 집 뒤편에서 ‘펑, 펑’ 소리가 나더라”며 “누가 해변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줄 알고 뒤를 돌아봤더니 공중에 여객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른쪽 엔진에서 불꽃이 일었다. 활주로를 따라 고도를 낮춰 쭉 내려가더니 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시 이륙하더라. 무안공항에 못내리고 광주공항에서 비상착륙을 하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비행기가 다시 이륙하는 과정을 본 A씨 부자는 곧장 식당 옥상에 올라가 상황을 살폈다. 광주로 갈 줄 알았던 여객기는 다시 8자로 회항해 착륙을 시도했다고 한다.
A씨의 아들은 “처음 착륙을 시도할 때 ‘저 높이에서는 착륙을 못할텐데’ 생각했다. 다시 이륙해 8자로 회항해 다시 착륙을 시도하더라”면서 “두 번째 착륙 시도에서 활주로에 잘 내려오나 싶더니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활주로를 질주하더라. 브레이크가 고장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활주로를 달리는 여객기 앞 쪽이 다시 들려 있었다. 다시 이륙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큰 불길이 치솟았다. 이후 ‘쾅’하고 폭발하는 소리나 났다. 아직도 아찔하다”고 회상했다.
망운면 또 다른 주민 40대 B씨는 “1차 착륙에 실패하도 다시 이륙할 때 주변 민가를 스치는 줄 알고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두번째 착륙 때는 성공한 줄 알았는데 담벼락을 들이받고 폭발하더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사고가 난 망운면 무안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C씨는 “공항 활주로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과거 경비행기 사고가 있어서 작은 비행기가 추락한 줄 알았다”며 “놀라서 뛰쳐 나가 살펴보니 여객기가 꼬리 부분만 남긴 채 불타고 있었다”고 했다.
이날 29일 오전 9시7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외벽을 들이받았다.
사고 여객기에서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 중에는 태국인 2명을 뺀 대다수가 한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인명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3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고 직후 구조되거나 대피한 생존자 2명 가량이 크고작은 부상을 입고 인근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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