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해 구조된 30대 남성 승무원은 “깨보니까 구조돼 있더라”는 취지로 의료진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승무원은 이대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주웅 이대서울병원 병원장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며 “사고에 대한 질문을 안 드려서 기억상실증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 병원장은 29일 오후 9시 서울 강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 생존자인 승무원 이모 씨(33)의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분경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을 충돌하면서 여객기 탑승자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중 승무원 2명만 구조됐고 나머지 179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병원장은 “저희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승무원에게) 묻지 않았다”며 “트라우마도 있고,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본인이 말씀하시기로는 ‘깨보니까 구조돼 있더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승무원의 상태와 관련해선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한 상태”라며 “사고에 대한 질문은 따로 안 드렸기 때문에 기억 상실증 진단은 특별히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주 병원장에 따르면 이 씨는 사고 직후 인근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추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흉추, 견갑골, 늑골 등 골절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주 병원장은 “마비를 비롯한 후유증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 및 통증 완화를 하고 있다”며 “심리적 안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예방을 위해 추후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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