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 출범이 임박하면서 관련 대응책 모색이 우리 기업들에 최대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가 꾸릴 새 행정부는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에 10% 보편 관세 또는 상호 관세 적용,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인센티브 폐기 또는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 규제 완화와 에너지 가격 인하 등으로 배터리, 전기차 관련 산업 등의 위축 역시 예상된다. 대외 불확실성은 물론 수출·내수 동반 부진과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 리스크마저 더해지고 있는 지금, 법무법인 율촌은 ‘트럼프 2.0 대응센터’를 꾸리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해외 법률 수요에 적극 대응
“트럼프가 정권 인수팀에서 보편 관세,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카드를 꺼내 들고 있습니다. 미국이 대중국 규제를 강화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한국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죠. 우리나라 기업들한텐 하나하나가 정말 큰 악재입니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중국 등 경쟁국의 무분별한 미국 진출을 방어할 수 있도록 법적 토대가 절실한 시점인 것이죠. 그런데 미국 정부에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 합법적인 선에서 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기업들은 난처할 수밖에 없잖아요. 막상 미국 로펌들은 일도 성기게 하고 자기 일처럼 안 나서주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필요한 것입니다.”
1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본사에서 만난 손도일 지식재산(IP)&기술(Technology) 융합 부문 부문장(사법연수원 25기)과 트럼프 2.0 공동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용환 파트너 변호사(36기), 안정혜 변호사(35기)는 트럼프 재집권을 앞둔 현재의 국제통상 상황과 율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율촌은 이 같은 위기인식 아래 트럼프 2.0 대응센터를 꾸리고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대중 봉쇄를 통한 패권경쟁 우위 선점 △통상 압력과 보호무역 조치 △화석연료로의 회귀 등 트럼프의 정책 중 기업 운영과 밀접한 부분을 고려해 우리나라 산업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율촌 트럼프 2.0 대응센터의 당면 목표다. 율촌은 특히 미국의 주요 로펌 및 로비스트 회사(BGR 등)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 입법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율촌의 입법지원팀, IRA-Chips Act 대응 센터, 국제중재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에 나섰다. 공동센터장을 맡은 안정혜 변호사는 “트럼프 내각의 정책 입안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환경에너지, IP, 반도체, 배터리 산업, 세제 등 각 분야의 변호사와 전문가들이 선제적으로 동향을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 ‘원스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고의 인재로 최적의 대응
율촌의 운영 지침은 간단하다.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 최적의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최용환 변호사는 일본 로펌에서 연수한 국제 조세 전문가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국내 배터리, 전기차 부품 업체들의 합작법인(JV) 설립 등 해외 진출 관련 검토 자문을 돕고 있다. 최 변호사는 “우리 기업의 수출 효자 품목인 배터리, 반도체 부문에서 핵심 이익을 지키고 공급망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와 함께 공동센터장을 맡은 안정혜 변호사 역시 국제 통상 전문가다. 안 변호사는 글로벌 공급망, 탄소중립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정부와 기업에 자문을 제공해왔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이나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 사건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대리하기도 했다. 안 변호사는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국제 분쟁 및 관세 정책 변화 관련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안 변호사는 “우리 기업이 외국에서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외교부에서 35년간을 재직하며 호주 대사 등을 지낸 국제 정세 전문가 이백순 고문을 포함해 국제경제제재 분야 실력자로 외교부 경제안보외교 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인 신동찬 변호사(26기), 국회·대관 부문 전문가로 손꼽히며 조세 및 입법정책 등 풍부한 업무 경험을 가진 박지웅 변호사(37기), 엔터테인먼트법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인 최정환 변호사(18기) 등 역시 트럼프 2.0 센터를 구성하며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왜 율촌으로부터 자문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율촌은 협업의 DNA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단순히 변호사 인품이 아니라 율촌의 이익을 나누는 구조가 협업을 하기에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트럼프 통상 센터도 국제통상팀, 세무팀, 환경팀에서도 자문하는 등 역량을 모아서 대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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