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교육-연구로 토대 마련… 학생 만족도 높여 대학 경쟁력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03시 00분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 인터뷰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 100위권… 브랜드 가치가 대학 경쟁력 직결
정부의 글로컬대학 정책 지속돼야… 정치와 분리된 현장교육 정책 필요
의대 증원 대비 내년 교육관 착공… 입학 정원 10년 총량제 도입해야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은 27일 총장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입학경쟁력, 학생 만족도, 실용 연구성과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천안=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은 27일 총장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입학경쟁력, 학생 만족도, 실용 연구성과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천안=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양질의 교육과 연구는 기본이고 학생 눈높이에 맞춰 대학을 이끈 게 통했다.”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은 27일 총장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령인구 대학 재정 위기 속에서도 최근 2년 동안 순천향대는 정시 입학경쟁률이 전국 2위와 3위를 차지했다”며 “경영 부총장 8년, 총장 4년을 합쳐 12년 대학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 시각에서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는 대학 브랜드 가치 국내 상위 10위권, 세계 상위 100권 진입을 목표로 입학의 질적·양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학생 만족도를 높여 재학생 충원율 제고, 실용 연구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 총장은 “대학 브랜드 가치는 곧 대학 경쟁력과 직결된다”라며 “글로컬 공유 캠퍼스를 통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일답.

―학생 눈높이에 맞춘 대학은 어떤 의미인가.

“학생 기준에 가고 싶은 대학을 만들고 싶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다. 2022년 아이돌 그룹 에스파와 함께 메타버스 입학식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겉모습에만 치중하는 건 아니다. 교육과 연구는 충남 사립대학 가운데 1위라고 자부한다. 지난해 대학 공시 지표를 보면 SCI급 논문 수 395.9건, 연구비 수혜액 568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우리 대학은 영국 고등교육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HE)에서 실시한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에서 종합 순위 100위권에 들었다. 또 세계적인 대학평가기관인 영국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5 아시아대학평가에서도 종합 순위 288위를 기록했다. 충청지역 사립 가운데 1등이다. 내년부터 의생명융합학부 헬스케어융합전공, 바이오의약전공, 탄소중립학과 등 3개 첨단학과도 새로 생긴다.”

―올해 글로컬대학30 사업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됐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본지정 된 대학 모델은 현재까지 20개다. 앞으로 10개가 더 남았는데, 현재 대통령 탄핵 상황에서 어떻게 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깊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교육 계획을 짜는 것은 정치인이 하는 게 아니라 교육 현장에 돌려줘야 한다. 행정과 정치에 능통한 사람보다는 교육 현장에 이해가 깊은 사람이 교육의 장(長)이 돼야 한다고 본다. 교육과 정치는 철저하게 분리돼야 한다. 정권과 상관없이 교육 사업이 가치와 성과를 내려면 기획 단계부터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고 선정 과정에서 정무적 판단을 최대한 배제한 채 공정성과 타당성에 집중해야 사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

―글로컬 산학연 공유캠퍼스도 마련했는데….

“땅을 안 판다는 주민들에게는 막걸리를 사주고 설득해 10년 동안 학교 근처 땅 11만 ㎡(약 3만3000평)를 모아 만들었다. 기술, 문화, 시설이 조화를 이뤄 지역과 산업, 학계, 연구 분야 협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반 시설 공사를 마친 캠퍼스는 분양할 계획이다. 특화산업과 스타트업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임대보다는 매각 전략을 세웠다. 기업도 장기적으로는 임대보다 부동산 투자가 더 낫기 때문이다. 캠퍼스에는 현재 바이오메디컬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고, 데이터센터도 들어오려고 한다. 학교가 있는 천안,아산은 지리적으로 수도권에 가깝고 지하철역과도 가깝다. 데이터센터 수도권 과밀화 속에서 지방 이전은 필수가 됐다.”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이 내년부터 시작된다.

“현실적으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지자체가 대학을 장악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지자체에 자문을 해왔던 대학이 지자체의 관리를 받게 된 상황이다. 예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치단체장이 대학 줄 세우기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라이즈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지역 교육청도 동참시켜야 한다. 초중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오기 때문에 지역 교육청 역시 대학과 연장선에 있다. 교육청은 교육에 대한 이해도 높고 교부금 예산도 충분하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공동 관리체제(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대학이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갈등이 깊다.

“국가는 의료 현장을 잘 알지 못하고, 의사는 국가를 원망하며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본다. 우리 대학도 의대 입학정원이 100명에서 150명이 됐다. 제대로 된 교육이 되려면 최소 3개 그룹 분반이 필요하다. 이번 학기에 강의실과 실습실을 늘렸고, 내년에는 의대 새 교육관을 착공할 계획이다. 교육 인프라 투자와 환경 개선은 학생 수에 상관없이 확대할수록 좋다. 양질의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결국 의대 정원 조정이 필요하다. 의대 입학정원 10년 총량제를 제안한다. 국가는 의사와 협의해 10년 단위로 늘려야 할 의사 수를 결정하고, 의사협의체와 의학교육평가연구원이 언제, 어느 대학에 얼마의 인원을 늘릴지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의료 현장은 의사들이 제일 잘 알기 때문에 갈등 아닌, 논쟁을 통해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10년이면 5년 대통령제 정권이 두 번 걸쳐져 국가도 의사 집단도 유연성 있게 계획을 짤 수 있다.

―임기 이후 계획은….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평가연구원을 만들어 활동하고 싶다. 현재 국내 대학평가 기준은 주로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자료를 쓰고 있는데, 국내 대학을 평가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대학뿐 아니라 경영과 연구, 교수 중심으로 병원을 평가해 자문하고, 법인도 평가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겠다.”

#순천향대#김승우 총장#글로벌 공유캠퍼스#대학 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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