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男승무원 “깨어보니 구조돼 있더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03시 00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늑골 등 5곳 골절… 서울 병원 이송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난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 조사 대원들이 사고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4.12.29. 뉴시스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탑승객 181명 중 극적으로 구조된 승무원 2명은 다행히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고, 의식도 뚜렷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체 꼬리 쪽에서 구조된 남녀 승무원은 골절상 등을 당한 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2명 모두 여객기 뒤쪽 비상구 부분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항 외벽 충돌 과정에서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승무원 이모 씨(33)는 사고 직후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씨는 ‘어디가 아프냐’란 의사의 질문에 “내가 여기 왜 오게 된 것이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 씨는 또 “도착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비행기가 착륙한 것 같았는데 이후는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웅 이대서울병원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제주항공 참사 생존 승무원 건강 상태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이 씨는 이날 오후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흉추와 좌측 견갑골·늑골 등 5곳이 골절되고 머리에 열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관계자는 “이 씨의 의사소통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 씨가) ‘깨어 보니 구조돼 있더라’라고 했다. 다만 정신적 트라우마가 우려돼 사고에 관해서는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함께 구조된 여성 승무원 구모 씨(25)도 골절상과 타박상을 입고 목포중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구 씨는 이송 과정에서 구급대원에게 “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비행기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구 씨는 이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됐다.

#제주항공#무안 여객기 참사#구조#승무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