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서 항공유 못 버려 사고 키웠나…“B737, 연료 방출 기능 없어”

  • 뉴스1
  • 입력 2024년 12월 30일 09시 42분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뉴스1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뉴스1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착륙 전에 항공유를 공중에서 방출했다면 화재 규모가 줄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사고 기종인 B737-800에는 연료를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B737-800에는 연료를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항공기는 공항에 착륙이 가능한 최대허용 착륙중량이 있기 때문에 비상시에는 같은 구간을 회전하며 어느 정도 연료를 소진한 상태에서 공항에 착륙한다.

항공유는 일반 휘발유에 화재 시에 화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소방대가 골든타임인 180초 안에 화재 현장에 도착해 구조소방등급에서 규정한 분사율(10등급 기준 분당 2만 4000리터)의 50% 이상을 분사해야 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공항소방대에서 쓰는 항공용 구조소방차량은 8륜 구동에 물을 뿜는 기계식 팔이 달려있으며 대당 가격이 15억 원에 달한다.

전날 사고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관제탑이 조류 충돌 경보를 보내고 1분 후 항공기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고, 2분 뒤 충돌이 일어났다”고 밝힌 만큼 긴박한 상황으로 소진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일부 여객기에는 연료를 소진하지 않더라도 공중에서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B737-800에는 해당 기능이 탑재되지 않는다.

B737-800은 중·단거리에서 주로 쓰이는 협동체(단일 통로)로, 국내에서만 101대가 운항 중일 정도로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종이다.

국내에서 해당 기종을 쓰는 항공사는 화물기를 포함해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다.

같은 기종은 아니지만 해외 항공사에서는 지난 5월 페덱스 항공의 B767 화물기가 노즈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한 사례가 있다. 항공기 이착륙에 필요한 바퀴 등을 의미하는 랜딩기어는 크게 기수 부분의 노즈기어와 동체 부분의 랜딩기어로 구분된다. 해당 화물기는 기체 앞부분이 활주로에 쏠리며 불꽃이 튀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무안공항에선 전날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를 지나쳐 공항 외벽과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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