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조종사가 사고 4분 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언급하며 ‘메이데이’(긴급구조신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사고기 조종사가 오전 8시 59분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를 선언하고 복행(고어라운드·go-around)했다”며 “당시 보낸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조류 충돌 신호”라고 밝혔다.
당시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보다 2분 전인 오전 8시 57분 조류 충돌 경고를 전달했다. 이후 2분 뒤 조종사가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외친 뒤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사고기는 오전 9시 당초 착륙하려던 활주로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3분 뒤 랜딩기어(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착륙 후 담벼락과 충돌했다.
국토부는 사고 당시 여객기와 부딪힌 활주로 인근의 콘크리트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과 관련해선 “근거 규정과 해외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방위각 시설은 여객기가 이·착륙할 때 방위를 계기판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아래서 신호를 주는 안테나의 일종이다.
국토부는 “제주공항의 경우 콘크리트와 H빔을, 여수와 포항공항은 성토와 콘크리트를 써서 안테나 높이를 올린 사례가 있다”며 “해외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이 콘크리트를 쓴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체 착륙 중 전원이 셧다운됐다는 추정에는 “셧다운 근거는 확인된 게 아니다”라며 “그건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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